산업 바이오

[문원장의 한방 토크] <11>소화불량

음식 20번 이상 씹어 먹고 속 안 좋을땐 고기 피해야

우리나라에는 위장병 환자가 많다. 암 발생률에서도 위암이 첫 손가락에 꼽힌다. 소화불량을 가볍게 여기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 소화불량은 원인을 정확히 짚어내기가 쉽지 않다. '속이 쓰리고 아프다' '신트림이 나고 메슥거리며 신물이 올라온다' '가스가 차고 더부룩하며 헛배가 부르다'는 이유로 검사를 받지만 '이상이 없다'는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검사에서는 이상이 없지만 소화불량 증상이 있다면 '신경성 위염' 또는 '기능성 소화불량'이라는 진단을 내린다. 증상에 따라 속이 쓰리면 '궤양 유사증상군', 더부룩하고 가스가 차면 '위 운동 장애군', 신물이 올라오면 '역류성 식도염'으로 나눈다. 이 가운데 기능성 소화불량은 스트레스와 과로, 급하게 먹는 식습관, 과식 등이 주된 원인이다. 스트레스와 과로가 소화효소의 분비를 막고 장 운동을 위축시켜 소화를 방해한다. 또 급하게 먹거나 많이 먹은 음식물은 위를 꽉 채워 구역질이나 답답함을 느끼게 한다. 한의학은 원인에 따라 소화불량을 몇 가지로 나눈다. 우선 몸이 너무 피곤하고 기력이 없어 소화가 안 되면 '노권상(勞倦傷)'이라고 진단한다. 음식을 너무 많이 먹어 생기는 위장병은 '음식상', 스트레스에 따른 소화불량은 '칠정상'으로 구분해 치료한다. 원인별로 나타나는 증상도 다르다. 노권상일 때는 손으로 명치를 눌러도 아프지 않지만 음식상은 명치를 누르면 찌르는 듯 아프다. 음식상은 입맛이 없고 음식이 싫지만 칠정상은 헛배가 부르고 더부룩해도 음식은 먹는다. 만약 체한 듯하고 가슴이 답답한데다 트림하면 썩은 계란 냄새가 나고 머리가 아프며 가스가 차고 헛배가 부르다면 명치를 눌러보거나 입맛이 있는지 확인해보자. 증상에 따라 원인을 가늠할 수 있다. 다른 병과 마찬가지로 소화불량이나 위장병도 예방이 최선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식사시간에 마음을 편하게 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맛있게 먹는 것이다. 또 음식을 최소한 20번 이상 씹어서 침과 충분히 섞이게 하고 20~30분 정도의 시간 여유를 두고 천천히 먹어 과식을 피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휴식으로 피로를 풀어줘야 한다. 특히 몸이 피곤할 때는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을 먹는 게 좋다. 짜고 맵거나 뜨겁고 차가운 음식은 위를 자극해 위장의 기능을 떨어뜨린다. 고기나 지방이 많은 음식은 소화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만큼 속이 안 좋을 때는 피해야 한다. 식후 흡연은 소화를 돕는다고 말하지만 실은 소화기능을 떨어뜨려 소화불량을 유발한다. 만약 소화불량이 심하다면 하루 정도 굶으면서 따뜻한 보리차를 마시면 다시 속이 편해질 수 있다. 유자차도 속을 편하게 해주고 위장을 활발하게 움직이게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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