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언더파, 16언더파, 23언더파, 다시 4라운드 합계 29언더파.
올들어 미국 PGA투어 각 대회에서 입을 다물기 어려운 기록들이 쏟아지고 있다.
시즌 두 번째 대회였던 소니 오픈을 제외하고 20언더파 이상의 우승기록이 세워졌고 2일 현재 진행중인 5라운드 경기 봅호프 클래식에서는 1라운드를 남겨두고 29언더파의 `무시무시한`기록이 작성됐다.
이 추세대로라면 40언더파 시대도 다가올 태세다. 10위안에 들려면 최소 20언더파는 쳐야 하고 4라운드 경기 컷 오프가 10언더파 이상이 될 수도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이처럼 선수들의 성적이 좋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미국 PGA투어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경주는 `선수들의 경쟁 열기`를 이유로 꼽았다.
총상금 600만 달러짜리 대회가 10개에 육박하고, 400만 달러이상 대회는 보통이며 300만 달러 규모의 대회는 찾아보기 힘든 `돈 잔치 분위기`에 선수들의 `경쟁 열기`가 후끈 달아 올라 서로 `미쳤다`고 할만큼 연습에 매달린다는 설명이다.
연습벌레로 소문난 비제이 싱과 최경주는 실제 연습장에서 만나 이런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싱이 먼너 최 선수에게 너무 열심히 연습한다며 “미쳤냐”고 했고 최 선수가 “그러는 당신은”이라고 반문하자 싱이 “나는 미쳤다”고 답해 한바탕 웃었다는 것. 그만큼 선수들이 연습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그 결과 사상 유례없는 스코어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최첨단 소재와 설계공학을 동원한 클럽과 볼이 등장한 것도 큰 이유 중 하나지만 선수들 각자가 체력훈련을 포함해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연습에 매달린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것이 최 선수의 설명이다.
여기에 선수들의 자신감 회복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3년 전까지만 해도 타이거 우즈에 주눅들었던 많은 선수들이 이제 우즈를 경쟁상대로 보기 시작하면서 더욱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유례없이 생애 첫 승 기록자가 쏟아져 나온 것도 대부분의 선수들이 `타이거 콤플렉스`를 벗어 던지는데 큰 몫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선수들의 열기가 기록갱신으로 이어지면서 미국PGA투어에 대한 인기는 더욱 치솟고 있으며 전반적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PGA투어에 대한 지원은 끊이지 않고 있다. 타이거 우즈가 데뷔했던 지난 96년 총상금 7,100만달러 규모였던 PGA투어는 재난해 1억9,800만달러에서 올해는 2억2,300만달러까지 치솟았으며 올해부터 2006년까지 4년동안의 PGA투어 TV중계권 계약금은 8억5,000만달러로 지난 4년간에 비해 무려 30%나 올랐다.
<김진영기자 eagle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