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과 세상] 소박한 풍경·일상 담은 포토에세이

■ 지금도 괜찮다고 말해줘요 (탁기형 지음, 신원문화사 펴냄)


"아이들이 좋다/ 아이들의 밝은 웃음 소리가 좋다/ 아이들에겐 우리의 과거와 미래가 모두 담겨져 있다."(웃음소리) "'오빠 믿지?'/우스갯 소리로 연인들 사이에서 자주 사용하는 말이다/ 깊어가는 가을밤, 연인들의 속삭임이 정겨운 계절/ 그림자만 봐도 흐뭇함이 묻어나온다/ 참 좋은 때이다/ 그런데 그날 저 연인들은 '누나 믿지?'하는 분위기 였다."(데이트) 20여년간 사진을 찍어온 저자가 지친 일상에서 만나는 순간들을 사진으로 담아 그에 걸맞는 단문들을 실은 포토에세이다. 일상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 사소한 사물, 자연을 사진에 담는다. 담벼락, 나무그림자, 우연히 올려다 본 하늘, 열심히 일상을 사는 이웃들의 모습이 사진집에 담겨있는 까닭이다. "시간이 흐르고 나이를 먹고 허리가 구부러지고 늙어간다는 것이/ 꼭 쓸쓸하거나 서글퍼할 일을 아니겠지/ 하루하루 즐거운 마음으로 밝게 웃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 아니겠는가/ 오늘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늙어간다는 건) 두 노인이 걸어가는 장면이 찍힌 사진 뒤에는 이런 문구를 적었다. "긴 인생길에서 어깨동무하고/ 따뜻한 체온을 나눌 친구가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다./ 어렵고 힘든 날, '이봐 힘내, 내가 있잖아'하며/ 어깨를 감싸쥐며 지원사격해주는 친구가 있다는 건/ 삶의 커다란 축복이 아닐 수 없다."(어깨동무) 저자는 "거창한 담론보다 내 주변의 소박한 풍경과 심심한 일상들이 만들어내는 작은 행복들이 진정한 행복이라는 것을 깨닫고 그런 일상들을 사진에 담았다"고 소개하고 있다. 정신 없이 달려가던 일상을 멈추고 평범한 일상을 엿볼 수 있을 듯하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일상이나 풍경인데 신기하게도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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