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에 뜨려면 韓方으로 승부 그러나…" 화장품·생활용품업계등 한방제품 바람 거세'설화수' 성공에 100여개 한방화장품 경쟁치열'검증안된 효능·비싼 가격'불신은 해결과제로 김미희 기자 iciici@sed.co.kr ‘한방에 뜨려면 ‘한방(韓方)’제품을 만들어라.‘ 최근 화장품, 생활용품업계에는 이 같은 속설이 나돌 정도로 ‘한방 만능주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있다. 화장품, 샴푸, 생리대 등 한방 꼬리표를 달면 매출도 날개를 단다. 히트상품을 위한 필요조건인 셈이다. 하지만 한방제품은 아직까지 성분ㆍ함량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데다 공식적인 효능 및 안전성 검사도 미비해 제품 자체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도 이에 못지 않는 상황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방열풍이 가장 거세게 몰아치고 있는 곳은 화장품시장이다. ‘연 매출 4,000억원’, ‘백화점브랜드 1위’ 라는 신기록을 세운 아모레퍼시픽의 한방화장품 ‘설화수’는 지난 97년 탄생 이래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을 지속하며 2002년 3,800억원에 불과했던 한방화장품 시장을 올해 9,000억원 규모로 끌어올리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이후 한국화장품 ‘산심’, LG생활건강 ‘후’, 애경 ‘아름다운 율’ 등이 속속 시장에 뛰어들면서 현재 중소기업 제품을 포함 100여 개가 넘는 한방화장품이 시장다툼을 벌이고 있다. 생활용품 시장에서도 한방의 위력은 대단하다. 두리화장품의 ‘댕기머리 샴푸’는 중소기업 제품에도 불구, 월평균 매출이 34억5,000만원에 달해 월 40억 규모로 국내 1위를 달리는 LG생활건강의 ‘엘라스틴‘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최근 포름알데히드 검출 논란에 휩싸인 한방생리대 ‘예지미인’ 역시 거대 다국적 기업이 장악하고 있던 생리대 시장에서 불과 4년 만에 시장점유율 10%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일부 한방제품은 검증되지 않은 효능과 비싼 가격 등으로 소비자의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 한방화장품은 ‘프리미엄 화장품’을 표방하며 일반 제품보다 2~3배 이상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지만 ‘기능성화장품’으로 분류되지 않아 식약청의 효능 및 안전성 검사를 거치지 않기 때문. 한의대와 공동으로 임상실험을 하는 업체도 간혹 있지만 국가기관이 검증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신빙성이 떨어진다. 표준화가 안돼 있는 제조방법도 문제다. 대부분의 업체들은 동의보감 등을 참고해 성분ㆍ함량 등을 ‘비밀리’에 정하고 있어 한방화장품 제조에 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는 실정이다. 대한화장품협회 관계자는 “아직까지 한방화장품에 대한 정의조차 없다”며 “한방화장품의 효능도 마케팅차원에서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일부 제품엔 수입산 불량 한약재도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부분의 업체들은 산지와 직거래하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한약재도매상을 통해 원료를 공급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업체의 한 연구원은 “제품 연구 단계에서는 직접 한약재 원산지에서 원료를 가져오지만 대량생산에 들어가면 비용절감 등의 이유로 한약재도매상 등 시중에서 원료를 구입한다”고 말했다. 시중에 유통중인 대부분의 한약재는 수입산인데다 농약검출 등 품질에 이상이 있는 것이 상당수다. 한국생약협회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거래되는 한약재의 70%이상이 중국 등에서 수입한 것”이라며 “국산 한약재는 50여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식약청의 ‘2006 수입한약재 검사 실적’에 따르면 잔류농약 초과 등 부적합판정을 받은 사례가 2001년 154건이던 것이 올해 상반기에만 184건에 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병무 한국독성학회 부회장은 “한방추출 성분이 제품에 아무리 극소량 첨가된 경우라도 축적된 농약성분은 인체에 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입력시간 : 2006/11/06 1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