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증권사들이 불황의 파고를 넘기 위해 조직 슬림화와 초우량고객(VVIP) 마케팅 집중, 상품 개발 능력 강화 등을 통해 재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DB대우증권과 삼성증권ㆍ우리투자증권 등 빅3 증권사들이 최근 연말 조직 개편 작업을 마무리했다. 내년에도 글로벌 경기 회복을 자신할 수 없는 만큼 조직 개편을 통해 저마다 성장성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선 것이다.
삼성증권은 고액자산가 영업 강화에 주안점을 두고 금융자산 30억원 이상의 초고액자산가(HNW)를 전담하는 'SNI본부'를 신설하고 부사장급 조직으로 승격했다. VVIP를 위한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기존 리테일본부 산하에 있던 초고액자산가 담당 조직을 독립시킨 것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리테일고객 예탁자산 113조 가운데 자산 규모 30억원 이상의 초고액자산가들이 보유한 자산은 8조3,000억원 수준에 달한다. 특히 성장성이 둔화되는 일반 고객 자산과 달리 고액자산가들의 예탁자산은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어 신성장동력으로 VVIP 시장을 주목하게 된 것이다.
KDB대우증권이 이달 초 단행한 조직 개편의 키워드는 '선택과 집중'이었다. 경영 지원 부문을 통합하는 등 조직 슬림화에 나서는 한편 헤지펀드 투자 관련 업무를 대행해주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사업 강화를 위해 'PBS본부'를 대표이사 직속의 조직으로 신설했다. 대형 투자은행업(IB) 진출을 골자로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 표류와 증권업황 악화로 자본 효율성이 크게 떨어진 가운데 지원 파트의 비용을 대폭 절감하는 대신 최근 빠르게 성장하는 헤지펀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성장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우리투자증권은 상품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저성장ㆍ저금리 시대에 걸맞은 중위험ㆍ중수익 상품을 개발해 고객들에게 다양한 투자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투자증권은 7월 사장 직속의 전사적 태스크포스(TF) 조직으로 출범했던 '미래상품발굴단'과 상품지원본부를 통합한 '상품총괄'을 상설 조직으로 신설하고 상품 기획과 성과 관리 기능을 추가해 추진력을 높였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기존에는 황성호 사장을 단장으로 하는 상시적 TF 조직이었지만 이제는 상품 기획과 성과 관리를 총괄하는 상설 조직으로서 상품총괄이 우리투자증권의 새로운 성장 축인 상품력 강화를 이끌게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