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제주도의 향취를 느껴보세요.' 요즘 제주도에서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올레길이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등장해 화제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병원 내 알렌관을 거쳐 연세대 청송대를 잇는 숲길에 1.5㎞에 달하는 약 40분짜리 산책 코스를 개발, '세브란스 올레길'로 이름 짓고 26일 올레길을 걷는 공식 행사를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이철 세브란스병원 원장은 "당뇨병 환자 등 장시간 대기하는 환자와 보호자들의 무료함을 달래주기 위해 산책로를 조성하게 됐다"며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걷기 때문에 건강 증진은 물론 답답한 병실을 벗어나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어 치료에도 도움일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 측에 따르면 이 올레길은 원래 병원에 혈당 체크를 하러 오는 당뇨 환자들의 무료함을 달래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혈당 체크를 하려면 공복에 혈액을 채취한 뒤 식사를 하고 두시간 후에 또다시 채혈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두시간 동안 많은 사람이 마땅히 할 일이 없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이 병원장은 "하루에 혈당 체크를 하는 환자가 200명 정도 된다. 이 환자들이 1시간여 동안 걷기운동을 실천함으로써 지루함을 달래는 것은 물론 건강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제주도에서 올레길을 처음 개발한 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의 도움을 받아 병원과 대학 내 숲속 공간을 이용해 산책로를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세브란스병원이 26일 오후5시 개최하는 '세브란스 올레 코스' 발대식에는 서 이사장과 개그맨 이용식씨, 가수 쥬얼리 등 인기 연예인 등도 참여해 올레길을 함께 걸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