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쌍용차 급식비리' 노동계 또 추락

양대노총 자정결의도 '흐지부지'…"도덕성 회복 못하면 국민지지 못받아"

지난해 노조 간부들의 잇따른 비리 연루로 도덕성에 먹칠을 했던 노동계가 쌍용자동차 노조 간부들의 비리 사건으로 또다시 도덕성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특히 민주노총 산하 쌍용차노조 간부들은 급식사건으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 와중에 위탁급식업체 선정과정에 개입, 억대의 리베이트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 여론의 따가운 질책을 받고 있다. 29일 노동계 등에 따르면 수원지검 평택지청은 위탁급식업체 선정과정에 조직적으로 개입해 업체 선정대가로 억대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쌍용차 노조위원장 오모(39)씨 등 노조 전.현직 간부 7명을 전날 구속기소했다. 이번 사건은 잇단 노조 비리사건에 대한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터져나온 것이어서 노동계의 도덕성에 대한 비난여론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은 지난해 산하 노조인 기아차노조(1월)와 현대차노조(5월)의 채용비리가 연속으로 불거지면서 도덕성에 타격을 받은 데 이어 10월에는 핵심 간부인 강승규 수석부위원장이 비리에 연루돼 노동운동 전반에 위기감을 불러 일으켰다. 한국노총도 권오만 전 사무총장에 대한 비리수사에 이어 이남순 전 위원장이 리베이트 수수 혐의로 구속돼 대외적인 이미지가 크게 추락했다. 양대 노총은 잇따른 비리사건들을 계기로 조직내 비리근절안을 내놓았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 민주노총의 경우 지난해 10월 노조 비리조사와 징계를 위한 `규율위원회'를 설치 운영키로 했지만 그해 11월 설치됐던 규율위는 올해초 이수호 전 위원장 사퇴 이후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의 해체와 함께 사라졌다. 민주노총은 조준호 현 위원장 체제가 들어선 후 규율위 재구성에 나섰지만 내부갈등으로 규율위 부활에 실패했다. 한국노총도 지난해 사업부서 등이 200만원 이상을 쓸 경우 다른 부서원이 사전에 검토하고 사후에 확인하는 통제확인관제를 도입키로 했지만 아직도 실행을 하지않고 있다. 이처럼 노동계의 자정 노력이 미흡하자 노동계 입장을 두둔해 오던 민주노동당마저도 노동계에 자정노력을 촉구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28일 쌍용차 노조 비리에 대한 논평을 통해 "온 국민이 학교 급식 대란으로 혼란스러운 가운데 부도덕한 급식업체를 질타해야 할 노조간부들이 위탁급식 업체 선정 과정에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 충격적"이라고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어떠한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노동운동이 오늘을 맞이한 것은 국민의 전폭적인 신뢰가 든든한 배경이었다"며 "민주노총 등은 단위 노동조합 전체를조사해서라도 불필요한 의혹을 막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노동연구원 배규식 박사는 "노동계가 노조 조합비의 투명한 관리와 이권개입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절차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며 "도덕성이 담보되지 않은 노동운동은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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