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리빙 앤 조이] 한국판 '브리짓 존스의 일기'

올드 미스 다이어리 - 탁월한 예지원 연기 재미 더해


[리빙 앤 조이] 한국판 '브리짓 존스의 일기' 올드 미스 다이어리 - 탁월한 예지원 연기 재미 더해 서필웅 기자 peterpig@sed.co.kr 2001년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가 세계적 열풍을 일으킬 수 있었던 비결은 영화의 주인공인 브리짓 존스가 현대여성들의 모습을 정확히 대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예쁘지도 않았고, 능력이 특출 나지도 않았으며, 무엇보다 약지 못했다. 대부분의 보통 여성들은 이런 그녀를 ‘나와 닮았다’고 공감했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는 이런 공감된 인물에 비현실적 연애판타지를 결합시켜 독특한 화학작용을 만들어냈다. 여성들은 평범하기 그지 없는 여성 브리짓 존스가 미남자 두 사람에게 구애 받는 판타지를 보면서 마치 자신이 사랑 받고 있는 듯한 느낌을 대리체험 했다. 2005년 TV시트콤 올드미스 다이어리가 성공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드라마의 주인공은 32세 노처녀 최미자. 별로 예쁘지도 않고 능력도 그저그런 방송국 2류 성우다. 게다가 푼수기까지 철철 넘친다. 브리짓 존스처럼 최미자도 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을 보낼 수 있는 인물. 잘나지는 못했지만 밉지 않고 귀엽다. 이런 그녀가 똑똑하고 잘생기고 게다가 연하이기까지 한 방송국PD와 맺어지는 것이 이 드라마의 핵심줄기다. 폭발적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이 드라마가 여성층을 중심으로 마니아적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이런 대리만족 판타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21일 개봉하는 영화 ‘올드미스 다이어리’는 이 시트콤을 극장판 영화로 다시 만든 것이다. 드라마에서 스토리와 인물만 빌려온 것이 아니라 출연진과 연출진도 그대로 영화에 참여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 드라마에서 느꼈던 반가운 친숙함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영화는 최미자(예지원)가 지현우PD를 만나고 사랑에 골인하게 되는 여정을 압축해 보여준다. 하지만 영화는 단지 드라마의 축약판으로 끝나지 않는다. ‘올드미스 다이어리’는 TV에서는 매체의 한계로 표현하기 힘들었던 컴퓨터그래픽화면과 회상장면, 점프컷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극장을 찾은 팬들의 눈을 정신없이 쥐고 흔든다. 덕분에 영화는 드라마보다 한결 활기차고 영화 속 경쾌해보인다. 이에 따라 관객이 느끼는 공감지수도 높아진다. 물론 무엇보다 영화를 빛나게 하는 것은 최미자란 인물이다. 영화 화면으로 만나는 그녀는 좁은 TV화면으로 만날 때보다 더 활기차고 더 귀엽다. 두시간 동안 그녀의 매력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7,000원이 아깝지 않다. 예지원은 마음껏 망가지며 최미자라는 인물과 하나가 된다. 여기에 김영옥, 서승현, 김혜옥, 임현식, 우현 등 감초 연기자들이 영화에 한껏 양념을 친다. 영화 속에서 이들은 예지원, 지현우 커플의 들러리가 아니라 각자의 이야기를 부여 받는데 메인 스토리에 이들의 소소한 스토리를 붙여놓은 감독의 솜씨가 수준급이다. 덕분에 한편의 러브코미디라기보다 우리네 이웃의 삶을 지켜보는 듯한 풍부한 느낌의 영화가 만들어졌다. 입력시간 : 2006/12/20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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