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가 실거래가로 부과되는 투기지역으로 지금까지 41곳이 지정됐으나 집값이 떨어진 곳은 4~5곳에 불과,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건설교통부가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는 지난 4월30일 투기지역으로 지정됐지만 8월말 현재 집값은 4월과 비교하면 4개월째 10.6%나 치솟았다. 강남구 집값이 이전 4개월 동안 1~4월에 8.3% 오른 것을 감안하면 투기지역 지정이 집값 안정에 큰 기여는 못한 셈. 5월29일 투기지역이 된 강동구와 송파구도 8월 주택가격이 5월보다 7.4%, 4% 각각 상승, 투기지역으로는 묶었지만 집값까지 묶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초구(6월14일 지정)역시 두 달새 4%가 뛰는 등 투기지역인 서울 13개 구 중 지정 이후 8월말까지 주택가격이 떨어진 곳은 한 곳도 없었다. 경기 화성시(5월29일)는 3개월 사이 6.6%, 성남시 중원구와 김포시(이상 6월14일)는 두 달새 2.3~2.5%, 용인시(7월19일)는 한 달새 1.2%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투기지역 지정 제도가 도입돼 `첫 케이스`가 됐던 대전 서구와 유성구(2월27일)도 지난 두 달간 4~4.5% 상승세를 기록했다.
한편 서울은 전역이 지난해 9월6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으나 주택가격은 지정된 이후 올해 8월말까지 6% 상승했고 지난 6월7일 투기과열지구로 묶인 인천, 경기, 대전, 충북 청주ㆍ청원, 충남 천안ㆍ아산의 집값도 지정 뒤 0.6~4.3% 올랐다.
이처럼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뒤에도 상당수 지역에서 집값이 크게 오른 것은 양도세가 실거래가로 부과되면서 이에 따른 부담 증가분을 집값에 얹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고, 따라서 투기지역 제도 무용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이정배기자 ljb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