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내년 승용차 내수 2위자리 싸고/기아·대우 자존심 싸움 치열

◎대우­“라노스 돌풍… 목표 45만대 판매” 탈환 선언/기아­창사후 최다 신모델 10여종 출시 수성 자신『내년에 승용차 45만대를 판매 승용차 2위로 올라서겠다』(대우자동차). 『계획만 세운다고 2위가 되느냐. 그렇다면 우리는 벌써 현대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기아자동차) 현대에 이어 국내 자동차 2위와 3위를 지키고 있는 기아와 대우자동차가 내년도 내수시장 2위자리를 놓고 치열한 「연말신경전」에 들어갔다. 승용차 내수 2위는 바뀔 것인가. 두 업체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분야는 승용차시장이다. 양사의 신경전은 내년 판매목표에서부터 불거졌다. 지난 11월 라노스를 내놓고 내년에도 에스페로 후속 「누비라」와 프린스 후속 「V­100」을 내놓는 「만년 3위」 대우는 내년 승용차 내수판매 목표로 45만대를 제시했다. 이는 기아목표 34만8천대보다 10만2천대가 많은 것. 지난 94년이후 줄곧 승용차시장 2위자리를 지켜온 기아의 자존심을 건드려놨다. 『대우의 계획을 입수, 경영층에 보고한 결과 「어떻게 된게 대우보다 판매목표가 적으냐」는 핀잔을 받았다. 그러나 현실성이 없는 목표는 단지 목표일 뿐이라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현실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기아 관계자의 말이다. 한마디로 오불관언이 기아의 입장이다. 더구나 지난달 내놓은 라노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지만 영업력의 집중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는 판단이다. 내년에 누비라와 V­100이 나올 경우 영업력 분산으로 각 모델별 판매수위를 지키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더구나 기아는 내년에 창사이래 가장 많은 10여개의 신모델 승용차를 내수시장에 깔 계획이다. 반면 대우는 2위는 물론 승용차시장 1위까지 넘본다는 야심찬 계획을 담은 「정상운동」추진선언식 및 결의대회를 갖고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정상운동은 국내 정상권업체로 부상한다는 「정상」운동과 그동안의 편법판매를 탈피한다는 「정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대우는 여기에 전체 자동차시장의 약 70%를 차지하는 승용차시장(지프형승용차 제외)에서 기아가 11월까지 3위 대우에 불과 0.9%의 근소한 차이로 앞장서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내세운다. 대우는 94년 한때 승용차 내수시장에서 기아를 앞질렀다. 그러나 새모델이 없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기아에 줄곧 큰차로 뒤져왔다. 그런데 경차 티코가 지난해 비해 1백38%나 성장하며 월평균 8천8백대가 팔리는 약진에 힘입어 2위를 바짝 쫓아왔다. 『라노스를 내놓자 「오랜만에 실탄을 지급받았다」며 영업사원들의 사기도 최고조에 달한 분위기』라는 게 대우의 설명이다. 양사의 신경전에 국내최대 자동차메이커인 현대의 심기도 불편하다. 두 회사가 치열한 땅싸움에 들어갈 경우 현대 아성을 넘볼 것은 뻔 하기 때문. 실제로 대우관계자는 『우리의 목표는 현대』라는 강성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98년 3월 승용차를 내놓는 삼성자동차의 출시를 계기로 「98년 위기론」이 나오고 있는 자동차업계. 기존업체들의 97년 시장굳히기전은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정승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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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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