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원화 신용파생상품 곧 출시

산업銀 'CDS' 이르면 연내…대출기업 신용위험 낮춰


국내 기업의 신용위험을 사고 파는 원화 신용파생상품이 이르면 연내에 첫 선을 보인다. 이 상품이 출시되면 은행은 대출 기업의 신용위험을 낮춰 건전성이 높아지고, 기업은 자금조달이 원활해지고, 금융시장은 기업 부도로 인한 충격을 분산시키는 1석3조의 효과가 기대된다. 9일 산업은행은 신용파생상품의 기초가 되는 원화 신용부도위험스와프(CDSㆍCredit Default Swap) 상품의 연내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CDS는 기업이 자금난ㆍ부도 등으로 대출금이나 회사채를 상환하지 못할 위험에 대비한 파생상품으로 보험과 유사한 기능을 한다. 가령 은행이 연5.5% 이자를 받는 A사 회사채를 매수한 후 0.5%포인트 이자로 상품을 만들어 JP모건 등에 판다. 만약 A사가 원금을 갚지 못하면 JP모건이 대신 지급한다는 것이 기본 구조다. 총 부채 670억달러인 엔론이 파산했을 때 금융시장의 충격이 작았던 것도 CDS 같은 신용파생상품으로 위험이 분산됐기 때문이라는 것이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분석이었다. 이런 이유로 세계 신용파생상품 시장은 급팽창 중이다. 지난 2001년 말 9,200억달러였던 잔액이 지난해 말 17조1,000억달러(1경6,026조원)로 18배나 늘었다. 반면 우리나라 시장은 2조5,000억원으로 만분의1 수준에 불과해 시장활성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김두만 산업은행 신용파생팀장은 “국내 기업의 회사채를 매수한 외국계 투자가들은 투자위험을 낮추기 위해 달러 신용파생상품을 활발하게 거래한다”며 “국내 은행들도 기업 대출에 대한 신용위험을 낮추기 위해 원화 신용파생상품이 필요한 만큼 국내 시장의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특히 은행들은 내년부터 바젤2(신BIS협약) 시행으로 건전성 기준이 강화되면 BIS비율의 하락을 막기 위해 신용파생상품을 활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또 신용파생상품이 있어야 중소기업 대출도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임상규 금융감독원 팀장은 “은행들이 기업에 대한 신용위험을 낮추고 신용경색 위험을 해소할 수 있는 도구로 신용파생상품 시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향은 어느 정도 잡혔다”고 말했다. CDS 상품 출시를 계기로 신용파생 상품이 다양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윤만호 산업은행 트레이딩센터장은 “신용파생시장을 활성화시킬 수 있도록 선도은행이 실질적인 거래가 이뤄지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CDS 시장이 열리면 이후 신용연계채권(CLNㆍCredit Linked Note), 담보부채권(CDO) 등 다양한 상품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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