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동십자각] 나고야역과 용산역

“만성 적자이던 일본 철도가 다시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은 구성원 모두가 위기의식에 공감해 민영화를 받아들인 데 이어 정부 또한 철도에 대한 각종 규제를 과감히 풀어줬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중순 일본 나고야역 JR센트럴타워즈에서 만난 JR동해여객철도㈜ 종합기획본부 국제부의 타츠시 모리시타 과장은 철도역을 중심으로 한 철도자산을 십분 활용하기 위한 철도의 노력과 역세권 개발을 지역발전의 전기로 삼고자 하는 지자체의 뜻이 함께했기에 오늘의 나고야역을 만들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착공 5년 만인 지난 99년 245m의 초현대식 트윈타워 빌딩으로 새롭게 태어난 나고야역은 1일 철도이용객 84만명을 포함해 150만명이 찾는 교통 및 상권의 중심으로 변모했다. 최고급 호텔인 메리어트호텔과 일본 최고의 백화점 타카시마야, 그리고 대형 오피스텔이 이곳 트윈빌딩에 자리잡고 있다. 호텔 가동률은 90%에 달하고 있고 오피스텔 입주율은 100%다. 이곳 입주 업체들은 대부분 개점 첫해부터 이익을 내며 흑자경영을 달성하고 있다. 빌딩 및 백화점ㆍ호텔 등에 투자에 나선 JR동해철도㈜ 또한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며 기업가치를 높이고 있다. 나고야역의 개발 성공은 교토역 개발사업에서도 이어졌고 현재 신요코하마역과 오사카역의 복합역사 개발사업도 추진 중에 있다. 한국철도 코레일 또한 용산역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공기업으로 전환한 뒤 막대한 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위기를 탈피하고 중장기적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용산역 개발사업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은 것. 연초 서울시와의 견해차로 고비를 맞기도 했지만 코레일과 서울시는 공동협의회를 구성해 운영하는 등 용산역 개발사업 추진을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양측은 현재 오는 7월 말 사업자 모집공고를 내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해놓고 다양한 문제를 풀어나가고 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우선 양측이 분석하고 있는 사업성에 대한 동의 여부와 함께 누가 사회간접시설 등 인프라를 담당해야 할 것인가, 토지수용을 누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등에 대한 입장차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용산역 개발사업은 서울의 모습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는 동시에 한국철도의 밝은 미래를 여는 기폭제가 될 역사적 사업임에 틀림없다. 양측 모두 사업의 성공이 절실하다는 점에서 보다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일본의 철도와 지자체가 상호 상생하는 길을 찾은 선례를 거울삼는 것도 용산역 개발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한 방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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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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