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현재 신흥국시장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스마트폰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실패하면서 시장싸움에서 경쟁자들에게 크게 밀리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획기적인 신제품 출시나 경영전략 수정 없이는 분위기 반전을 꾀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주가하락을 거듭하고 있는 애플은 조만간 엑슨모빌에 1년 만에 시총 1위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내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이날 개장 전부터 급락세를 보이면서 전일 대비 12.35% 떨어진 450.5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해 9월 기록했던 최고가와 비교하면 35%나 낮은 수준이다. 시총 역시 4,230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엑슨모빌(4,164억달러)이 단숨에 추격할 수 있는 수준이다. 애플이 불과 하루 사이에 허공으로 날린 시총은 596억달러(64조원)로 현대자동차(44조원) 시총의 거의 1.5배에 달한다.
애플에 대한 투매는 월가 전문가들이 촉발시켰다. 한때 애플 주가 1,000달러 시대를 예고하며 너도나도 애플에 대해 러브콜을 했던 전문가들이 일제히 등을 돌렸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전일 실적발표 후 이날까지 월가에서 애플의 목표치를 내린 전문가는 30명이 넘는다. 미즈호증권의 애비 람바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상황이 일년 전과 크게 달라졌다"며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성장세가 떨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오라클인베스트먼트의 로런스 벨터 애널리스트는 "경쟁구도가 바뀌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애플이 이기는 게임이었으나 이제는 삼성이 이기는 게임으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혁신적 신제품을 통한 수익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도이체방크는 애플의 목표주가를 800달러에서 575달러로 대폭 조정하며 "저가 아이폰 생산에 나서야 시장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아이폰5가 속한 스마트폰시장은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아이팟미니는 회사 전체 수익에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