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한국 미술가들 주목받을 기회 만들겠다"

국내 첫 뉴욕 현대미술관 초빙 큐레이터 이원일씨


“세계 미술의 중심 뉴욕에서 이제 아시아 큐레이터가 활약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그리고 한국인이 그 핵심이 될 수도 있지요.” 국내 큐레이터로는 처음으로 뉴욕 현대미술관(이하 모마ㆍMoMA) 전시의 초빙 큐레이터로 임명된 전시기획자 이원일(47)씨. 그는 내년 5~9월 아시아의 장엄한 풍경을 주제로 모마와 PS1 뉴욕현대미술관 병설미술관에서 동시에 진행될 ‘스펙터클’전을 기획한다. 이씨는 “미술관 본관과 병설미술관까지 함께 사용할 정도로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것 또한 이례적이어서 아시아 미술에 대한 그들의 관심을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 2002년 서울미디어시티 비엔날레를 비롯해 2006년 상하이 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았으며 지난해 독일 카를스루에 있는 대형 미술관 ZKM의 ‘아시아 현대미술전’의 총감독을 지내기도 했다. 이를 눈여겨본 글렌 로리 모마 관장이 지난해 7월 이씨에게 러브콜을 보냈고 5일 모마 미술관위원회에서 최종 인증을 받았다. 이번 모마 전시는 중국ㆍ일본ㆍ인도를 비롯해 중동과 동남아시아까지 50명의 아시아 작가를 아우른다. 이씨는 이중 한국 작가를 위해 10명의 자리를 선점했다. 그는 “서도호ㆍ김수자ㆍ이불 등 유능한 우리 작가들이 세계 비엔날레에서 주목 받고 있지만 각개전투 중인 게 현실이다. 우리 작가들이 제대로 조명 받을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그의 전시와 비슷한 시기에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는 대형 일본근현대미술 통합전이 열릴 예정이다. 은근한 경쟁구도에 자부심과 부담감도 느낀다는 그는 “근현대미술의 표현방식이 서구에서 유입된 것이라 아시아 큐레이터의 독자적 이론이 빈약했다“며 “이를 아시아화해 우리 미술을 설명할 이론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2년 뒤 이를 집약한 이론서를 출간할 계획임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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