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전 검사에 대한 감찰과 수사를 담당했던 대검찰청 감찰본부에 따르면 전 검사와 에이미의 인연이 시작된 것은 지난 2012년 경찰이 수사하던 에이미의 프로포폴 투약 사건을 전 검사가 수사 지휘하면서부터다.
전 검사는 구속수사 지휘를 내렸고 결국 같은 해 10월 에이미는 구속된 채로 재판에 넘겨졌다. 단순히 수사 검사와 피의자의 관계였던 이들의 관계가 사실상 연인 관계로 바뀌게 된 시점은 에이미가 한 달 뒤 법원에서 집행유예를 받고 출소한 후였다.
이전에 맡았던 프로포폴 사건 피의자가 사건 종료 후 우울증으로 자살한 기억이 있는 전 검사는 에이미 사건이 끝난 뒤 힘들어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마침 구속 수감 생활을 한 탓에 성형수술한 부위가 덧나자 에이미는 전 검사에게 도움을 청했다.
이후 전 검사는 주말을 이용해 에이미와 함께 성형수술한 병원을 4∼5차례 직접 찾아가 에이미 수술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병원장과 얘기가 잘 되지 않자 전 검사는 '재수술을 해주면 다른 검찰청에서 수사 중인 사건이 잘 처리될 수 있게 해주고 그렇지 않으면 압수수색 등을 통해 병원문을 닫게 하겠다'고 병원장을 협박했다.
결국 에이미는 해결사를 자처한 전 검사 덕분에 무사히 재수술을 받았고 병원비 명목으로 돈까지 받았다. 전 검사는 개인적으로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고 담보대출에 카드론까지 받아 에이미에게 1억원가량을 추가로 건넸다.
그러나 검찰권을 개인적으로 남용한 전 검사의 비위 행위가 감찰본부에 포착됐고 결국 공갈 혐의로 첫 구속기소되는 현직 검사가 되면서 개인뿐 아니라 검찰 전체에도 큰 타격을 줬다.
대검찰청 감찰본부(이준호 본부장)는 22일 자신이 기소했던 에이미를 위해 병원장을 협박해 무료 수술을 하게 하고 돈을 받도록 해준 혐의(형법상 공갈 및 변호사법 위반)로 전 검사를 구속 기소했다. 현직 검사가 공갈 혐의로 구속 기소된 것은 66년 검찰 역사상 처음이다.
검찰에 따르면 전 검사는 2012년 11월께 에이미의 부탁을 받고 에이미가 성형수술을 받은 서울 강남의 성형외과 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협박 발언을 해 지난해 3월까지 3번에 걸쳐 700만원 상당의 무료 성형수술을 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 검사는 또 같은 기간에 "에이미의 성형수술 부작용으로 인한 다른 병원 치료비도 보전해 달라"는 취지로 말해 9차례에 걸쳐 총 2,250만원을 최 원장에게서 송금받아 에이미에게 전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준호 본부장은 "앞으로 이러한 사례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평시 감찰을 철저히 하고 대검 공무원행동강령과 검사윤리강령의 준수 등을 포함한 청렴 교육을 강화해 국민에게 실망을 주는 일이 더 이상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