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T-50등 무기수출 역풍 맞나

印尼특사단 숙소침입 국정원 개입 의혹 파문<br>"협상 분위기 좋게 돌아가 도장 찍을 가능성 컸는데"<br>印尼, 사실관계 확인 요청

"보도대로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 숙소침입 사건에 우리나라 정보기관이 개입된 것이 사실이라면 국산 '고등훈련기(T-50)' 등 무기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해부터 T-50 등을 인도네시아로 수출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해왔던 모습을 지켜봤던 정부의 한 관료는 21일 이 사건이 보도된 뒤 한숨부터 쉬었다. 그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아랍에미리트(UAE), 싱가포르 등으로의 T-50 수출이 좌절된 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인도네시아가 꼽혔고 지난해 말 양국 정상회담 등을 계기로 분위기도 좋았다"고 말했다. 실제 인도네시아가 다른 나라 훈련기보다 T-50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은 지난해 12월 이명박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방문 당시 양국 정상이 훈련기ㆍ잠수함ㆍ무전기 생산 등의 방위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약속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우리 정부와 인도네시아는 T-50 등의 수출 문제를 협의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측은 조만간 한국을 비롯한 1~2개 국가를 대상으로 훈련기 도입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를 지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에는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푸르노모 유스지안토로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이 국방부에서 회담을 하고 양국 간 군사교류와 방위산업 협력 문제를 논의했다. 회담에서는 국산 고등훈련기인 T-50 수출 협상이 이뤄져 사실상 승인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국군의 전략수출무기인 흑표 전차와 대공미사일 '천공'의 수출 논의와 자료 교환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 도장을 찍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던 셈이다. T-50 등 무기 수출을 주도했던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이번 사건이 T-50 등 인도네시아로의 무기수출에 악재가 될 수도 있다고 보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정보기관의 개입으로 확인될 경우 T-50 수출뿐만 아니라 한ㆍ인도네시아 간 군사협력 프로젝트 모두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정부 안팎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방사청의 한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측이 곧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면서 "이번 사건이 앞으로 어떤 영향을 줄지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 외교통상부의 한 관계자도 "아직 인도네시아로부터 외교채널을 통한 항의는 없었다"면서 "그러나 국정원이 개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만으로도 큰 파장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자국 특사단 숙소에 괴한이 침입한 사건에 한국의 국가정보원이 연루됐다는 보도와 관련해 한국 정부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 조병제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사건과 관련해 인도네시아 측이 정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해줄 것을 우리 측에 요청했다"며 "우리 측은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고 확인되는 대로 인도네시아 측에 알려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경남 사천에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생산되고 있는 T-50은 우수한 기동성과 비행 안정성 등이 장점이며 해외 수출이 모색되고 있으나 러시아와 이탈리아 등의 동종 훈련기에 밀려 번번이 수출이 좌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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