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보리의 생명력 화폭에 담아

이숙자 초대전, '이브' 연작등 최근작 선봬서울 종로구 선화랑(02~734-0458)에서 이숙자 개인전을 갖는다. 21일부터 4월 3일까지. 홍익대 미대를 거쳐 현재 고려대 미술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이숙자는 조선일보 미술관에서도 함께 여는 이번 전시에 '보리밭'연 작과 '이브' 연작을 선보인다. 또 최근에 다녀온 백두산의 인상을 장대한 구성으로 철한 작품과 훈민정음의 문자와 천, 오브제를 사용해 민족의식과 민중의 정서를 한층 더 부각시키고 단군신화를 주제화한 작품들을 출품한다. 오광수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그녀의 작품에 대해 "전 작품을 일별하면서 느낀 것은 가가 누구보다도 강인한 탐구욕의 작가라는 점, 자기세계를 견고하게 다져가는 작가라는 점은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자신이 추구하려는 세계와 이에 상응되는 방법의 견고한 틀의 형성을 동시에 주도면밀하게 밀고 나가는 작가는 흔치 않다"고 평했다. 이숙자는 특히 재료면에서 남다른 노력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다루기 힘든 석채를 응용하는등 여러가지 실험적인 작업을 통해 한국적 채색화의 길을 가꾸어왔다. 또 인물의 머리카락이나 보리이삭의 수염들 하나하나에 정성을 쏟는 작가적 근성이 돋보인다. 흔히 이숙자는 보리밭을 잘 그리는 작가로 알려져 왔다. 그만큼 그의 작품에서 보리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이에 대해 작가는 "서울서 자랐지만 어느날 보리밭을 보았을 때 느닷없이 서러운 감정이 몰려왔다"면서 자신에게 "보리밭은 한국민의 정서, 특히 민중과 서민의 정서를 대변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밟히면 밟힐수록 더 강인한 삶의 욕망을 갖는 민중의 근성이 보리밭의 이미지와 같이한다는 의미이다. 이숙자의 보리밭은 또 에로티시즘과도 밀접한 연관을 갖는다. "비단속곳 입고 보리밭 매다"는 속담에서도 알수 있듯이 보리밭이 풍기는 야릇한 성적 풍속을 작품에 담은 것. 결국 이숙자는 보리밭에서 무척 다양한 삶의 이미지를 읽어내고 있는 것이다. 이용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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