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구글, 모토로라 인수에… 글로벌 IT업계 M&A 후폭풍

애플·노키아·퀄컴 등 "제2 모토로라 찾아라" 모바일 특허 전문업체 인터디지털 인수 검토<BR>시총 5배 특허 보유한 코닥도 '뜨거운 감자'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소식 이후 글로벌 정보기술(IT) 시장에 인수합병 후폭풍이 불어닥칠 조짐이다. 구글이 특허권 확보를 위해 모토로라를 13조5,000억원에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제2의 모토로라'를 찾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애플과 노키아, 퀄컴이 모바일 특허 전문업체 인터디지털의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터디지털은 모바일 관련 특허 1,300여개를 비롯한 8,800여개의 특허를 출원해 '특허 괴물'로 불린다. 인터디지털은 부도난 회사나 특허경매 등을 통해 양질의 특허를 헐값에 매입한 뒤 대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벌여왔다. 지난 2006년에는 노키아로부터 2억5,000만달러를 받고 특허 소송에 합의하기도 했다. 인터디지털은 현재 삼성전자와 애플을 비롯해 림ㆍHTCㆍ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과 3세대(3G) 이동통신 특허계약을 맺고 있다. 모토로라 인수에 성공한 구글도 인터디지털 인수에 여전히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인터디지털은 글로벌 IT 기업들이 인수 의사를 속속 표명해오자 당초 다음주로 예정됐던 입찰 일정을 다음달 5일 이후로 미뤘다. 표면적으로는 주요 업체들이 추가적으로 시간을 요청했다는 입장이지만 몸값을 더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디지털 카메라 시대를 맞아 쇠락을 거듭하고 있는 이스트만 코닥도 글로벌 인수합병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보유한 특허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시장조사업체 MDB캐피털의 보고서를 인용해 131년 역사의 코닥이 기업가치의 5배가 넘는 특허권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코닥이 보유 중인 특허 판매에 대한 마케팅을 시작했으며 주요 기업들을 비공개로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닥은 1,100여개에 달하는 디지털 사진 관련 특허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코닥 시가총액의 5배가 넘는 수준으로 단순 환산으로만 30억달러에 달한다. 주요 스마트폰에 채택된 '미리보기 이미지' 기술도 코닥의 소유다. 크리스 말릿 MDB캐피털 최고경영자는 "코닥은 열매가 가장 낮게 걸려 있는 나무에 비유할 수 있다"며 "코닥의 특허권은 큰 가치가 있는데 아무도 말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코닥의 가치에 의문을 제기한다. 특허 자체의 가치는 높지만 12억달러의 연금 적자를 떠안고 있어 막상 인수합병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코닥도 지난 1일 적대적 인수 방어를 위해 기존 주주들이 시가보다 싼 가격에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포이즌필'을 채택하고 몸값 불리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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