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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의약품' 최대난제로 급부상
입력2006.07.14 17:38:01
수정
2006.07.14 17:38:01
쌀개방 예외·개성공단 문제등 접점 못찾아<br>상품분야 양허안 틀·신금융 합의등은 성과<br>9월 3차협상, 핵심쟁점 본격조율 난항예고
| 협상장 빠져나오는 우리측 대표단
14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2차 본협상 일정이 전격 취소된 후 한국측 협상단이 신라호텔 협상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김주성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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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의약품' 최대난제로 급부상
쌀개방 예외·개성공단 문제등 접점 못찾아상품분야 양허안 틀·신금융 합의등은 성과9월 3차협상, 핵심쟁점 본격조율 난항예고
손철
기자 runiron@sed.co.kr
협상장 빠져나오는 우리측 대표단
14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2차 본협상 일정이 전격 취소된 후 한국측 협상단이 신라호텔 협상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김주성기자
의약품 협상의 갈등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2차 본협상이 파행으로 끝났다. 미국 측의 반덤핑 제도 개선을 요구하려 했던 무역구제 분과는 아예 열리지도 못했다. 농산물ㆍ자동차ㆍ개성공단 문제 등의 협상도 진전이 없었다. 다만 상품 양허안(개방안)의 틀을 마련, 3차 협상 전 양허안을 교환하기로 한 것과 금융서비스ㆍ노동 등 일부 분과에서 몇 가지 사안에 합의한 것은 성과로 꼽혔다
◇의약품 최대 난제로 급부상=의약품 협상에서 미국 측은 지난 5월 우리 정부가 발표한 건강보험 약가책정 적정화 방안의 즉각 중단을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미측은 한발 나아가 “정부안을 대체할 방안을 상호 협의하자”고 했다.
우리측이 오는 9월부터 약가적정화 방안을 예정대로 시행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자 미측은 11일 협상장을 박차고 나갔다. 이와 함께 13일 의약품 문제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일부 분과협상에도 참석하지 않으며 결국 마지막 날 회의를 무산시켰다.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등 우리 정부 관계자 대부분이 “약가적정화 방안의 재검토는 있을 수 없다”는 데 강경한 입장이어서 의약품 협상은 향후 한미FTA 협상 전체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농산물 분야에서도 양측은 첨예한 기싸움을 벌이면서 양허안 틀을 만드는 데 실패했으며 쌀개방 예외적용 등에 대해서도 미측이 단호한 거부 의사를 표시했다. 특히 쌀과 관련해서는 2004년 미국이 포함된 다자간 협상에서 관세화 대신 의무수입물량을 늘리는 것으로 합의가 이뤄진 사안임에도 미국은 완강한 입장을 드러내면서 협상에서 우월적 지위를 유지하겠다는 속셈을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과 자동차 협상에서도 양측은 평행선을 달리며 전혀 의견접근을 이루지 못했다.
◇3차 협상 돌파구는 마련=이번 2차 협상이 전혀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상품 분야의 양허안을 만들 때 적용하는 양허안 틀에 합의한 것이다. 상품 양허안 틀은 1만여개에 달하는 각 상품에 대해 ▦즉시 관세 철폐 ▦3년 내 철폐 ▦5년 내 철폐 ▦10년 내 철폐 ▦기타(양허 제외 등) 5단계로 양허 이행기간을 세분화했다. 양측은 8월 중순쯤 상품, 농업 및 섬유 양허안을 일괄 교환하기로 했다.
새로운 금융상품인 신금융 서비스를 허가제로 허용하기로 가닥을 잡았으며 국경간거래 대상에서 소매금융 상품은 제외하고 전문가간 거래는 수용하기로 했다. 11일 서비스 유보안도 주고 받아 향후 협상에 탄력이 붙게 됐다.
하지만 핵심 쟁점에서 진전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향후 협상은 진통을 거듭하며 난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훈 수석대표는 “양허안이 교환된 후 3차 협상부터는 양측이 탐색전을 마치고 본격적인 힘쓰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3차 협상은 9월 4일부터 닷새간 미국에서 열린다.
입력시간 : 2006/07/1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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