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다툼은 하되 대화로 사회통합 해법 찾아야"

서울경제신문 단독 인터뷰 송석구 사회통합위원장 내정자<br>안보문제 정치적으로 풀면 안돼…통일도 대비를<br>계층별 양극화, 보혁간 많은 토론 거쳐 화합 필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죠. 그래서 다툼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툼도 반드시 대화를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대통령 직속 사회통합위원장(사통위)에 내정된 송석구(70ㆍ사진) 가천의대 총장은 22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종교갈등, 남북관계, 정치문제, 양극화문제, 다문화문제 등에 폭넓게 언급하며 시종일관 '대화'를 강조했다. 특히 송 내정자는 새해 예산안에서 템플스테이 예산이 누락된 문제로 정부에 대한 불교의 불만과 불신이 높아지고 있는 문제와 관련, 신라시대 원효스님이 주창한 화쟁(和諍)정신을 강조하며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또 고건 전 위원장의 지난 1년간 업적을 높이 평가하며 사회통합을 위한 그의 노력과 결실을 계승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인터뷰는 송 내정자가 가천의대 총장으로서의 업무 마무리를 위한 장시간 회의를 마치고 또 다른 공무를 위해 자동차로 이동하는 중에 전화통화로 진행됐다. 대한불교진흥원과 BBS불교방송 이사로 동국대 총장을 거친 불교계의 대표적 인사인 송 내정자는 "사회통합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책임을 느낀다"고 말문을 열었다. 특히 송 내정자는 불교계와의 화합 문제와 관련, "원효스님이 화쟁(和諍)을 말씀하셨다. 화쟁에서 '화'는 조화를 뜻하고 '쟁'은 싸울 쟁(爭) 아니라 말씀 언(言)변의 쟁(諍)이다"며 "다툼을 하되 대화를 통해 다투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요즘 정부와 불교계는 최근 템플스테이 예산문제로 갈등이 고조되고 있으며 여기에는 현 정부 들어 불교계가 개신교에 밀려 계속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는 피해의식이 밑바탕에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1년 사통위 위원으로 참여했던 송 내정자는 "우리나라는 세계 산업사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압축성장을 해서 사회적 갈등이 많은 편"이라며 "고 전 위원장께서 여러 분야에서 사회적 갈등을 위해 큰 업적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고 전 위원장의 업적을 바탕으로 사통위원장에 취임하면 다양한 분야를 연구해서 사회갈등을 없애는 데 노력하겠다. 아니, 사회갈등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갈등이 줄어들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새 위원장으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이에 앞서 사통위는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4차 정기회의에서 보수ㆍ진보 진영 간 9차례 토론을 거쳐 마련된 60개 합의사항을 담은 '사회통합 컨센서스 2010'을 보고했으며 여기에 지난 1년 사통위 활동의 결과와 향후 과제들이 집약돼 있다. 송 내정자는 취임 후 사통위 운영방향에 대해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 잘 연구해서 정책대안을 제시하겠다"면서 "실천적인 기반을 확보해 우리 사회에 불안 요소를 완화시키겠다"고 밝혔다. 남북문제와 관련, 송 내정자는 "통일은 미래의 문제이긴 하지만 갑자기 통일이 올 수도 있다"며 "그렇게 되면 우리 사회의 갈등이 한층 커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독일은 민족통일 뒤 20년 지나도 여전히 사회갈등이 존재한다"면서 "미리 예산을 확보하고 사회갈등 연구하고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사통위는 '사회통합 컨센서스 2010'를 통해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포격도발이라는 위기 상황은 평화와 안보의 프레임 구도를 포괄적으로 담아내는 제3의 대북정책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과 천안함 폭침 등을 둘러싼 사회적 이견과 다툼에 대해 송 내정자는 "각자의 생각이 다르지만 우선 대화를 해야 한다"면서 "사회통합이라는 대원칙에 관심을 갖고 대화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안보문제를) 정치적으로 풀면 안 된다. 그러면 '중립'이 없게 된다"면서 "중립적 완충지대가 필요하다. 중립적이고 객관인 입장에서 대화를 통한 해법을 제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사통위는 '사회통합 컨센서스 2010'를 통해 "남북관계의 근간과 동아시아의 평화를 뒤흔드는 북한의 기습적인 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한 엄중한 대응은 불가피하다"면서 "그러나 국가안보와 대북정책을 국내 정치적으로 악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원칙도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주장했다. 송 내정자는 또 계층별 양극화 문제와 관련, "계층별 양극화로 인한 사회적 대립들에 대해 진보와 보수 간의 많은 토론 거쳐서 화합에 도달해야 한다"면서 "특히 이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 의식을 바꿔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회통합 컨센서스 2010'은 이 문제와 관련, 영세 재래시장 상인 등을 보호하기 위해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대해 더욱 강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송 내정자는 이달 초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처리로 촉발된 국회 폭력사태 등 정치권의 갈등문제의 해법에 대한 질문에는 "정치권은 서로 소통을 해야 한다"면서 "사통위는 그동안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토론을 많이 해왔으며 앞으로도 이에 대해 토론을 많이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치문제와 관련, '사회통합 컨센서스 2010'은 국회의원 선거에 대해 한 정당이 지지기반이 취약한 지역에서 패배한 후보가 비례대표로 당선되게 허용하는 '석패율제'와 비례대표 의석 수를 확대하고 권역별 득표율로 비례대표를 배분하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제안했고 헌법 개정 필요성도 제기했다. 송 내정자는 우리 사회가 다문화사회로 변천해가고 있는 것에 대해 "현재 우리 사회에는 120만명의 다른 민족이 살고 있고 이는 다문화ㆍ다민족시대로 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다민족사회에 걸맞은 사회갈등 해소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송 내정자 약력
▦1940년 서울 출생 ▦동국대 철학과 졸업(박사학위 취득) ▦동국대 철학과 교수ㆍ의료원장ㆍ총장 ▦전국사립대총장협의회 회장 ▦한국철학회 회장 ▦대학총장협회 회장 ▦동덕여대 총장 ▦국제신문 대표이사 사장 ▦17대 대통령 당선인 정책자문위원단 자문위원 ▦가천의과대 총장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 공동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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