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시 낙관론 확산…펀드시장 후끈

은행들 수수료 목표치 올려잡고 대대적 판촉<br>인력교육은 제자리… '묻지마 펀드' 재연 우려


새해 증시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되면서 펀드판매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은행권은 올해 전통적인 소매금융시장 회복세 둔화를 만회하기 위해 펀드 수수료 수입 확충을 목표로 삼고 있어서 은행발 펀드 영업대전이 예고되고 있다. 반면 펀드판매 인력에 대한 교육 시스템은 지난 2년여간 제자리걸음 수준이며 자격시험 요건 또한 느슨해 '묻지마'식 펀드판매로 인한 소비자 피해 우려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 펀드 수수료 목표치 최대 10% 올렸다=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ㆍ우리ㆍ신한ㆍ하나은행 등 주요 은행 모두 새해 펀드판매 및 수수료 수익 목표치를 지난해보다 대폭 상향 조정하며 공격 영업에 나서기로 했다. 이중 A은행의 경우 올해의 펀드판매 수수료 수익 규모를 전년보다 10%가량 상향 조정했으모 B은행의 경우 판매 목표치(머니마켓펀드 포함)를 지난해보다 9%가량 높여잡고 영업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C은행과 D은행도 올해 전년 대비 4~5%대의 수수료 수익 증가를 목표로 잡고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기로 했다. 은행권이 이처럼 펀드 영업에 다시 주력하고 있는 것은 기존의 전통적인 은행 상품으로는 올해 적정 수익률을 달성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대형 시중은행의 전략기획 임원은 "건설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 우려, 환율 불안, 가계부채증가 문제 등을 감안하면 올해 가계ㆍ기업대출 모두 부실 우려가 있어서 영업을 공격적으로 하기 쉽지 않다"며 "따라서 소매금융과 같은 전통적인 은행 사업 부문 이외의 분야로 영업을 다변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펀드시장에서 은행권이 주도권을 잃고 증권사에 점유율을 빼앗긴 것도 올해 은행권이 펀드 영업에 재시동을 거는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의 연도별 펀드판매액은 지난 2005년 말 63조9,652억원이던 것이 2008년 말 136조6,974억원까지 상승하며 정점을 찍었으나 이후 하락세를 거듭, 지난해 11월 말 현재 100조4,525억원까지 후퇴했다. ◇증권사 반격 거셀 듯=증권사들도 대대적인 펀드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 대대적인 사은품 제공은 물론이고 선취수수료 할인 등의 인센티브를 내세우며 고객 몰이에 나서는 업체들이 줄을 잇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자체 선정한 20종의 펀드에 가입하는 고객에게는 선취판매수수료를 최대 1.2%까지 면제해줄 방침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달 중순부터 '신한BNPP좋은아침희망' 등 추천 펀드 9가지와 새로 판매를 시작하는 20개 펀드 등 총 29개 펀드에 가입하는 고객에게 사은품을 증정할 계획이다. 우리투자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도 각각 태블릿PC나 문화상품권 등을 경품으로 내걸고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고객 보호 장치는 제자리걸음=이처럼 펀드시장의 영업대전이 예고되고 있지만 금융감독 체계는 지난 2년여간 거의 제자리걸음이다. 금융감독당국은 2008년 말 '펀드 불안전판매 종합예방 대책'을 발표하고 이듬해부터 점진적으로 관련 제도를 개선했다. 이에 따라 펀드표준 매뉴얼이 제작돼 업계가 이를 준용하고 있으며 펀드 판매인력 등급제도가 도입돼 영업인력의 질적 향상이 이뤄졌다. 또한 일종의 암행감찰인 '미스터리쇼핑'을 비정기적으로 실시해 불완전 판매 여부를 물밑 모니터링해왔다. 그러나 미스터리쇼핑의 경우 2009년 2회, 2008년 1회 실시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올해에는 "예년 수준으로만 실시하겠다"는 정도여서 펀드시장의 영업과열을 막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지적됐다. 미스터리 쇼핑 결과도 1회성 보도자료 배포에 그치고 있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이에 따라 미스터리 쇼핑을 통한 펀드판매사의 평가점수를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상시적으로 공시해 금융소비자들이 펀드판매사의 서비스 품질을 수시로 용이하게 비교해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펀드영업인력에 대한 보수교육 개선도 지연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2008년 말 종합예방대책에서 펀드판매인력에 대한 보수교육 주기를 기존의 2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겠다고 밝혔으나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해당 주기는 여전히 2년으로 유지되고 있다. 아울러 펀드판매상담사의 경우 100문항의 자격증 시험 중 거의 반타작(60점)만 맞으면 합격하도록 돼 있어 복잡해지고 전문화되고 있는 금융상품 판매 능력을 검증하기에는 허술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현재 정식으로 등록된 국내 펀드판매 인력만 해도 13만명을 넘어섰다"며 "이들이 모두 제대로 된 금융지식과 상담능력을 갖고 있는지를 상시적으로 검증해 부적격자는 퇴출시키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펀드불완전 판매에 대한 지도와 감독은 수시로 펴겠지만 아직은 추가적인 보완대책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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