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창업의 돛을 달고] 역발상으로 승부걸라

(주)서울PR대표 崔圭東세상에는 열심히해도 안되는 일이 있다.사업이 그렇다. 회사에 소속된 직원이라면 주어진 영역 내에서「열심히」만 해도 자기 밥벌이는 할 수 있지만, 창업을 통해 오너가 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남보다 한 발 앞서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갈 준비가 되어 있어야만 성공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다. 몇 년 전 배낭여행 붐이 일었을 때, 신생 여행사의 광고를 맡게 되었다. 당시 여행사의 카탈로그는 여행 상품과 여행지 사진으로 채워져 있었다. 여행사 로고를 가리고 보면 업체 구분이 힘들 정도로 비슷비슷했다. 거기에 합류하고 싶은 생각은 털 끝만큼도 일지 않았다. 팀원들과 고민한 끝에 사람들이 여행을 하면서 가장 그리워하는 것이 즐겨먹던 음식이라는 사실을 생각해냈다.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이라면 김치, 불고기, 김밥, 라면.... 그래, 배낭여행을 선호하는 젊은이들에게 가장 흡입력 있는 메뉴는 라면이다. 「유럽에서 여 먹는 라면 맛」 포스터와 카탈로그에 네모난 생라면 사진을 넣고 그 위에 이 카피를 얹었다. 카탈로그는 잔잔하고 재미있는 읽을 거리들로 가득채웠다. 카탈로그에서 여행지 사진과 프로그램을 뺀다는 것은, 기존 여행사들로서 상상할 수도 없는 발상이었다. 이 여행사의 오너 역시 이런 파격적인 광고 전략으로 나간다는 데 대해 적잖은 위험부담을 느끼는 것 같았다. 너무 파격적인 광고 전략으로 나간다는 데 대해 적잖은 위험부담을 느끼는 것 같았다. 너무 파격적인 광고라서 실패하면 끝이라는 임원진의 반대도 거셌다. 하지만 오너는 심사숙고한 끝에 우리의 제안을 믿고 따라주었다. 결국 다른 여행사와 다른, 싱싱하고 차별화된 이미지 전략으로 이 여행사는 2년만에 동종업계에서 매출규모 3위의 기업으로 올라섰다. 지금은 보편화된 기사식 광고. 가슴 성형이니 체형 교정이니 하는 촌스런 광고 외에는 별로 찾아볼 수 없었던 이 기사식 광고를 처음으로 광고답게 활용한게 우리회사다. PR 대행을 하면서, 소비자들이 점점 광고에서 많은 정보를 원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특히 언론처럼 검증받은 제3자가 평가해 준 기사에 대해서는 무한한 신뢰를 갖고 있다는 것도 기사식 광고라면 제품에 대한 정보가 자세한 건 물론이고 신뢰성까지 줄 수 있다. 한 만화대여점 체인 모집 광고를 맡았을 때, 이 사업의 현황과 전망 등에 대해 취재 기사 형식으로 꾸며 보았다. 결과는 대히트. 이 만화대여점 본사는 단 몇 주만에 체인점 가맹 계약을 마칠 수 있었다. 똑같은 재료를 가지고 요리를 해도 남들과는 다르게 해 보라. 기존의 틀을 부수는 역발상이 요즘 같은 창업 붐 시대에 성공 포인트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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