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IMF구제금융/재계 파장

◎감량… 내핍… 비상경영 본격화/한화­계열사매각·임직원 감원/부채비율 하향조정 등 고강도 구조조정계획 확정/현대­내년 사업계획확정 연기/일본측 ‘반대’ 입김 작용/제철사업진출 IMF역풍 우려/선경­사장단 세미나 국내서 개최/불요불급 해외출장 자제 등 허리띠 졸라매기 동참/신원­저수익사업정리 등 ‘감량’/직수입 의류브랜드 축소/해외광고제작 중단 등 결의「IMF파동」이 재계를 강타하고 있다. 24일 주요그룹들은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기로 하면서 경영전반에 일대 변혁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이날부터 본격적인 대응책을 마련, 발표하고 있다. 재계의 대책은 ▲계열사 매각 ▲임직원 감축 ▲투자축소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부채줄이기 ▲내핍경영 ▲경영계획 연기 ▲해외여행 규제 등 가능한 한 모든 분야에서 활발하게 표출되고 있다. ◇한화그룹=계열사매각, 임직원 감축을 포함하는 강도높은 구조조정 계획을 마련, 발표했다. 김승연 회장은 이날 회장단과 주요 계열사 사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경영전략회의」를 주재, 내년도 경영계획과 함께 강도높은 구조조정계획을 확정했다. 이 계획에서 한화는 IMF구제금융까지 요청하는 심각한 경제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내년까지 ▲부채비율 4백%대 하향조정 ▲임원 30%, 직원 8% 감축 ▲일부 계열사 매각 ▲한계사업 철수 ▲조직 슬림화 ▲본사의 지방 이전 등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한화는 그룹매출은 전년보다 10% 늘린 14조원, 투자는 10%줄인 1조2천억원으로 책정했다.<본지 24일자 7면 참조> 한화는 각사별로 마련한 구조조정 작업을 통해 우선 그룹의 부채비율을 4백% 수준으로 낮추고 앞으로 3년 이내에 선진국 우량기업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또 전임원의 30%인 1백명을 줄이고 직원도 전체의 8%에 해당하는 1천5백명을 명예퇴직 등으로 감원했다. 또 한화바스프를 비롯한 일부 계열사를 해외 관련업체에 매각하고 한화에너지의 윤활유사업과 한화종합화학의 시스템욕조 사업을 철수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주)한화의 수도권 일원 보유부지 1백여만평과 종합화학의 여천 사택부지 7만평 등을 매각하고 한화에너지와 한화기계의 본사를 서울에서 지방공장으로 이전키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김회장은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현재의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기업의 한발 앞선 대응과 더욱 과감한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하고 『우리가 주체가 되어 그동안 추진해온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화는 이번 구조조정 계획이 마무리 되면 2조원 이상의 현금유입 효과를 거두게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그룹=24일 내년도 사업계획을 확정할 예정이었으나 IMF 지원요청, 환율폭등 등 외부변수가 많아 그 시기를 다음달초로 연기했다. 현대 고위관계자는 『각 계열사별 내년도 매출, 순익, 투자계획을 검토해 24일 최종 확정할 계획이었으나 경기전망이 불투명해 전반적인 조정작업이 불가피, 이를 내달 초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현대는 특히 IMF가 개별기업 구조조정과 관련, 어떤 요구사항을 내놓을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는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 관계자는 『IMF가 제철사업에 제동을 걸 경우 이는 시장잠식을 두려워한 일본의 입김이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가 국가 기간산업 확충차원에서 신중히 대처해주길 바라며 이같은 입장을 정부에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당초 미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을 9백20원으로 책정, 사업계획을 짰다가 환율폭등으로 9백80원으로 조정했으나 이제는 1천원 이상으로 재조정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선경그룹=해외행사 및 출장자제 등으로 경제난 극복에 앞장서기로 했다. 선경은 오는 12월8일부터 12일까지 싱가포르에서 개최키로 했던 사장단 세미나를 최근 우리경제의 어려움을 감안, 국내에서 열기로 했다. 선경은 또 각 관계사별로 업무상 꼭 필요한 해외출장이외에 불요불급한 해외출장은 가능한한 자제키로 했으며 경제위기타개를 위해 경비 30%절감 및 예산 긴축운영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적극 동참키로 했다. 선경 관계자는 『최종현 그룹회장이 최근 업무지시에서 수펙스추구를 더욱 강화하고 고객만족 경영을 최우선과제로 하여 전 임직원들이 의식과 행동의 변화를 실질적으로 이룰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라고 지시했다』면서 『최근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그룹임직원들이 중심이 돼 경제난 타개에 전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원그룹=IMF구조금융 신청 등 경제여건의 변화에 따라 적자사업부 정리와 원부자재 수입축소, 해외광고 제작 중단 등 그룹차원의 내핍경영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신원은 이날 사장단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특별대책을 마련, 기획조정실 주도로 강력 추진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계열사에 하달한 대책에서 신원은 저수익, 저효율 사업부의 정리와 축소, 유사조직의 통폐합 등으로 감량경영을 펴는 한편 보유 부동산 등을 적극 매각해 재무구조의 안정을 도모키로 했다. 또 외화차입을 줄이기 위해 해외공장의 원부자재 국내구매 비율을 70%에서 80%로 확대하는 한편 직수입 의류브랜드를 축소하고 일부 라이선스 브랜드의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다. 신원은 이와함께 ▲해외에서의 광고촬영 및 해외모델 채용 중단 ▲해외 출장시 호텔등급 하향조정 ▲커피 안마시기 등 외화절약 운동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박원배·민병호·고진갑·권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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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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