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부작용과 주요국의 달러약세 용인 등의 이유로 원/달러 환율이 내년에도 하락세를 지속해 달러당 1천70원선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6일 '원/달러 환율 세자릿수 시대 도래하는가'라는 제목의보고서를 통해 최근의 원/달러 환율 급락은 정부의 시장개입 부작용과 주요국의 달러 약세 용인, 글로벌 달러 수요 감소 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작년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정부당국이 수출 경기의 부양을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 글로벌 달러 약세에 따른 원화 환율 절상 압력을 적절한 때에 반영하지못했던 것도 환율 급락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올 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5%를 차지할 정도로 수출 호조가 계속돼 환율 절상 압력이 있었으나 당국이 적절한 시기에 시장에 개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여부를 알 수 있는 참조지표(trading reference)인 원/엔 환율의 변동 추이를 살펴보면 그동안 유지해 오던 환율의 동조화(coupling)현상이 작년 7월부터 올 6월말 사이에 일시적으로 흐트러졌고 이는 해당 기간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연구소는 일본정부가 올 7월 이후의 엔화 절상압력에 대해 시장개입을 하지 않았고 유럽도 인플레이션 억제 중심 정책의 수행으로 고유가에 대응, 유로 강세를 용인하는 등 주요국들이 달러 약세에 대해 적극 대응하지 않았던 것도 원/달러 환율급락의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따라서 내년에도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계속돼 평균 1천70원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전망에 대한 근거로 ▲재정경제부가 올해 초 외환시장 개입으로 2조 원에 달하는 환차손을 입은 사실이 최근 국정감사를 통해 밝혀져 향후 외환시장 개입에 부담을 안고 있는 점과 ▲약 달러 기조를 거스르는 시장개입은 수출경쟁력 확보를 지연시킬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자체 연구결과 등으로 인한 정부의 시장개입의지약화를 제시했다.
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다소 늦춰질 가능성이 있어 해외 자본의 미국시장유입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하는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약 달러 기조가 장기화될 것이라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준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