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자질 논란' 김명수 부총리 후보 '산 넘어 산'

논문 표절 등 의혹 수두룩 '연구비 부당수령' 고발까지

9일 인사청문회 벽 넘더라도 전교조·시민단체 저항 불보듯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자질 논란이 거세지면서 9일 국회에서 실시되는 청문회에 교육계 안팎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김 후보자는 연구비 부당 수령 의혹과 관련해 시민단체로부터 고발을 당한 상황이어서 설령 청문회의 벽을 넘더라도 교육계의 보혁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9일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는 6년 만에 부활하는 교육부 장관의 부총리직 겸임과 관련해 김 후보자의 철학이나 비전 등이 논의의 대상에도 오르지 못할 공산이 크다. 후보자 임명 직후부터 쏟아져나온 논문 표절과 연구비 부당 수령, 주식투자 의혹 등과 관련해 야권의 '송곳 검증'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서에서 "일부 인용이나 출처 표시가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논문 표절로 보기 어렵다"거나 "당시 학계의 문화와 절차에 비춰 하자가 없다"고 의혹을 부인하고 있어 격렬한 공방이 예상된다.


우선 제자 논문 표절과 관련해 김 후보자는 지난 2001∼2012년 한국교원대 학술지인 '교육과학연구'에 게재한 논문 10편 중 9편이 제자의 석사 또는 박사학위 논문을 축약한 수준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제자 학위논문을 요약해 교내 학술지에 내고 학교로부터 연구비 1,570만원을 받기도 했다. 김 후보자가 공동연구로 작성한 논문과 연구보고서를 한국연구업적통합정보시스템(KRI)에 등재하면서 단독 저술로 올린 건수도 7건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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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자의 한국교원대 임용과 승진 과정 등 직무윤리 문제도 청문회 쟁점이다. 1993년 조교수 임용 당시 임시전임강사 등의 경력을 부풀리기도 했다는 의혹과 함께 승진 과정에서 연구실적으로 제출한 논문들이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을 짜깁기하거나 타인의 논문·저서를 적절한 출처·인용 표시 없이 가져다 썼다는 것이다. 이밖에 사교육 업체인 아이넷스쿨의 주식 3만주를 매입했다가 장관 지명 이후 매각한 점, 교육공무원 신분으로 정치후원금 130만원을 냈다는 의혹 등도 논쟁거리다.

주요 시민단체들도 김 후보자에 대해 후보 지명 초기부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해 '통과 이후'에도 앞길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지난달 후보자 지명 직후 성명을 내고 "김 후보자는 극우적 역사 의식을 갖고 있는 이념 편향적 인물"이라고 주장하며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등 23개 교육시민단체가 모인 '교육운동연대'와 전교조 등 28개 단체로 구성된 '교육혁명공동행동'도 공동성명서를 통해 임명 철회 의사를 분명히 했다. 여기에 7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김 후보자의 연구비 부당 수령 의혹과 관련해 "지금 김 후보자에게 어울리는 자리는 청문회가 아니라 법정"이라며 사기와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전 고려대 교수인 현택수 한국사회문제연구원장도 지난달 23일과 30일 두 차례에 걸쳐 김 후보자와 교원대 교내 학술지 발행인·편집위원장 등 3명을 사기와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한 것이 8일 확인됐다.

교육계 현안과 관련된 김 후보자의 시각 역시 보혁 간 갈등을 아우르는 통합적 사고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진보 교육감' 시대가 열린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교육부와 교육청 간 '불통'의 간극이 더 커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 후보자도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서에서 교육계 내의 이념 갈등과 관련해 '통합'보다는 '강경' 기조를 예고했다. 전교조 교사 선언과 관련해 그는 "위법사항이 통보되면 법과 원칙에 따라 징계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교조의 법외노조 조치에 대해서는 "노조 지위를 상실하게 돼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정부의 정책 기조는 적절하다"고 답했고 진보 교육감들과의 마찰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념 문제 등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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