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슈퍼파워' 꿈꾸는 중국] <5·끝> 외국기업 투자천국 만든다

稅감면은 기본… 집·車·공장도 '공짜'<br>공무원들 "외국기업은 왕" 차별화된 서비스 정신 무장<br>저임금·無분규도 매력적… '투자하고 싶은 나라'로 변신

['슈퍼파워' 꿈꾸는 중국] 외국기업 투자천국 만든다 稅감면은 기본… 집·車·공장도 '공짜'공무원들 "외국기업은 왕" 차별화된 서비스 정신 무장저임금·無분규도 매력적… '투자하고 싶은 나라'로 변신 • 작년 한국기업 對中투자 63억弗 • [인터뷰] 란준 지린성 송위앤시장 상하이(上海)에서 그리 멀지 않은 닝보(寧波)의 동부 해안지역에 자리잡은 닝보 보세구. 이 곳에 들어서면 한 켠에 잘 꾸며진 빌라촌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미국ㆍ캐나다 등 선진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원을 갖춘 별장식 주택이다. 안을 들여다 보면 더욱 놀랍다. 고급 대리석이 깔린 거실바닥에 고급가구와 대형TV 등으로 장식돼 있다. 누구나 보면 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는 호화빌라다. 입주자는 누구이고 임대료는 얼마나 될까. 개혁개방의 바람을 타고 급부상한 중국의 신흥부자나 보세구 고위관리들이 아니다. 이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보세구에 투자한 외국인이다. 임대료도 ‘공짜’다. 한 달에 300위앤(4만2,000원)의 관리비만 내면 된다. 빌라촌 옆에는 외국투자자들을 위한 아파트도 있다. 시설도 서울에 있는 고급아파트와 별반 차이가 없다. 이곳도 무료다. 이들 주택은 보세구 관리위원회가 해외투자 유치를 위해 만든 것이다. 빌라촌을 짓는 데만 3억위앤(420억원)이 들어갔다. 투자를 유치하는데 이 정도의 지출쯤은 당연하다는게 중국인들의 생각이다. 보세구 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일반적인 세금혜택만으로는 외자유치에 한계가 있다"며 "중국은 외국인투자자에게 최적의 생활여건을 마련해주는데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례는 중국 각 경제특구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외자유치 경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베이징(北京), 톈진(天津), 다롄(大連) 상하이(上海) 등 주요 도시의 각종 개발ㆍ보세구 등은 지금 이처럼 외국인투자자들이 군침을 흘릴만한 최고의 조건을 내걸고 외국기업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유치전략도 다양하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세금감면은 기본이다. 닝보처럼 주택을 무료로 제공하는가 하면, 주택과 자동차는 물론 공장을 무료 임대한 특구도 많다. 특구 안에 골프장, 자녀 교육을 위한 국제학교를 건설하는 곳도 있다. 일부 특구는 중앙정부의 허용범위를 넘는 특혜를 제공하기도 한다. 심지어 투자를 유치한 직원이나 외부 중개인에게 커미션을 주기도 한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도 인사정책을 통해 '외자유치경쟁'을 유도한다. 그러니 모두가 열정적으로 변할 수 밖에 없다. 중국에 대한 투자매력을 한층 더해 주는 것은 ‘기업은 고객’이라는 인식을 가진 공무원들의 ‘차별화된 서비스’ 정신이다. 중국에 투자한 대부분의 기업들은 공무원들의 서비스에 감탄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최근 투자협의차 선양(瀋陽)을 찾은 중소기업체 박 모 사장은 “투자규모가 크지 않은데도 공장부지와 합작파트너 등을 마음에 들 때까지 계속 소개해주는 것을 보고 중국으로 빨리 와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현지관리들의 투자유치열의에 감동한 표정을 지었다. 이런 서비스는 단지 투자유치 단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입주 후 애프터서비스까지 완벽하다. 기업이 불편한 점을 말하면 휴일에도 달려가 자신의 일처럼 도와준다. 제품판매에도 발벗고 나선다. “물류나 통관 때문에 애를 먹은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생산기일이 급해 세관에 요청하면 한밤중이나 휴일에도 나와 업무를 봅니다.”(북경오페크포장기계 원대연 사장) “외국기업을 왕으로 생각합니다. 공무원들이 주기적으로 방문, 애로사항을 듣는 것은 기본이고 기업체에 공무원을 파견해 세무업무는 물론 자녀 교육문제까지 해결해 줍니다.”(삼성화학 김기범 사장) 중국 공무원들이 외자유치에 얼마나 신경쓰고 있는가를 엿볼 ?있는 대목이다. 노사분규가 거의 없다는 것도 중국에 대한 투자를 끌어들이는 요인이다. 한국 기업이 가장 많이 진출해 있는 칭다오(靑島)에서는 1992년 이후 노사분규가 한 건도 없었다. 한국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낮은 임금도 매력적이다. 그렇다고 생산성도 결코 나쁘지 않다. 노재만 베이징현대자동차 총경리는 “중국 근로자들의 생산성이 한국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며 “무엇보다 노사가 함께 해 최고의 회사를 만들어야 하고, 회사를 위해 도울 것을 자발적으로 찾는 노조가 있다는 것은 중국 사업을 신바람나게 하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매년 지리하게 반복되는 노사분규가 없는데다 생산성 마저 만족할 만한 수준이니 중국은 금상첨화(錦上添花)의 매력적인 투자지역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공무원들의 ‘친(親) 기업정서’와 서비스 정신에 노조의 긍정적이고 자발적인 참여가 시너지효과를 거두면서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누구나가 투자하고 싶은 매력을 지닌 국가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 베이징지부 최용민 부장은 “중국 진출 기업들은 저임금 활용이라는 메리트도 있지만 설마 이런 것까지 들어줄까 하는 요구도 적극 받아들이는 중국 공무원들의 태도를 보면서 한국의 기업환경과 비교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우리 정부가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는 기업환경을 만드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떠나는 기업들의 발길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고진갑 특파원 go@sed.co.kr 입력시간 : 2005-01-1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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