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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후진타오, 위안화 절상 싸고 '날선 공방'
[■美·中정상회담] 오바마, 환율문제 꺼내며 압박후주석 "지금까지 절상 주목을"… "양국 관계 강화 필요" 한목소리
베이징=이병관특파원yhlee@sed.co.kr이승현기자pimple@sed.co.kr
위안화 환율과 양적완화정책을 놓고 대립각을 보여왔던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이 11일 열리면서 향후 세계 각국이 글로벌 성장 해법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계기가 될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세계 경기의 회복을 넘어 지속성장 가능 여부는 이들 글로벌 경제 패권을 양분하는 G2가 그동안의 갈등 국면에서 벗어나 협력과 동반 성장의 틀을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양국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양국의 소모적인 갈등은 서로에게뿐 아니라 세계 경기의 동반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위안화 저평가, 미국의 양적완화 문제 등에 대한 부분에서 어느 정도의 이해와 협조를 구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회담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숙소호텔에서 이뤄졌다. 오바마 대통령이 곧이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만나기로 한 것을 배려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찾아간 형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미중 양국 관계는 최근 수년간 발전ㆍ강화해왔다”면서 “양국 간 주요 경제 문제에서 중대한 진전을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후 주석은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대화 채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후 주석이 내년 중에 미국을 방문해달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요청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며 후 주석의 미국 방문을 확정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미국이 정상회담 직전에 중국ㆍ독일 등 수출국의 반발을 감안해 당초 제안했던 국내총생산 대비 경상수지 수치 목표제한을 철회하고 중국이 위안화 절상에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하면서 양국 간 무역불균형 해소와 위안화 절상을 놓고 모종의 ‘빅딜’이 이뤄진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정상회담 이전부터 감지됐다. 중국 정부는 이달 들어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를 지속적으로 상승시키며 미국 정부의 위안화 절상 요구에 어느 정도 화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 9일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0.51% 상승해 하루 변동폭으로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민은행은 이어 환율고시를 통해 10일 위안화 가치를 전일보다 0.2% 상승시킨 데 이어 11일에도 0.31% 올리는 등 연일 위안화 가치를 높이고 있다.
이에 앞서 미국 재무부는 매년 하반기에 발표하는 환율조작국 보고서 발표를 G20 정상회의 이후로 연기한다고 발표하며 중국에 대한 유화 제스처를 취한 바 있다. 하지만 30분간의 짧은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성과물을 내는 것은 어렵고 서로 대립을 피하고 공동의 이해를 모색해본다는 원론적인 합의 수준에 그쳤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표면적으로 대립을 피했을 뿐 향후 각론에 들어가면 여전히 풀어야 할 난제들이 많다는 것이다.
미묘한 신경전도 오갔다. 오바마 대통령은 “양국은 세계 경제의 균형적인 성장과 핵 안보에 특별한 책임을 갖고 있다”고 강조해 세계 경제 2위인 중국의 국제사회 책임론을 거론했다. 이란 핵 확산 저지에 중국 측이 노력해주고 위안화를 절상해달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주문이다.
여기다 아시아 안보 문제를 놓고 양국은 서로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한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중국은 눈에 띄게 강화하고 있는 미국의 대아시아 안보 개입정책을 놓고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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