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46으로 상변의 모양을 갖추어 장쉬는 일단 만족했다. 그러나 이 바둑을 둔 후 집으로 돌아가 연구를 해보고 나서 그는 백46에 대한 수정안을 내놓았다. 그것이 참고도1의 백1이었다. “지금은 이렇게 크게 경영하는 것이 효과적이었을 것이다.”(장쉬) 흑이 2로 움직이면 백은 3으로 위압한다. 백3이 놓이고 나면 백이 A로 들여다보는 노림수가 부활하므로 흑은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게다가 백1이 놓이면 좌상귀의 흑진을 함부로 확장할 수도 없게 된다. 요코다는 47로 전개하면서 흐름이 괜찮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장쉬는 한참 고민했다. 자기 진영을 확장하는 길로 가야 할지 흑진의 삭감에 나서야 할지 얼른 결정할 수가 없었다. 그는 5분을 망설이다가 삭감쪽으로 마음을 굳히고 백48로 두었는데…. “그것 역시 생각이 짧았다. 내 진영을 넓히는 것이 먼저였다.”(장쉬) 참고도2의 백1이 최선이었다. 흑은 물론 흑2로 자기 진영을 키우겠지만 폭이 별로 넓지 않으므로 백이 그것을 겁낼 필요는 없었다. 흑49가 득의의 전개. 이 수가 놓이자 백의 연결고리가 너무도 엉성함이 눈에 보인다. 장쉬는 백54, 56으로 보완하면서 하변 흑진의 약점을 엿보았지만 요코다는 흑57로, 뛰어 하변의 흑진을 간접 보강하면서 좌변 흑진을 한껏 키웠다. 다시 흑의 호조로 보인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