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아파트 공급물량 증가로 인해 판교 신도시가 강남권 대체 주거지로 상당 부분 역할을 해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분당 수요를 대체할 만한 주거지로 더 없이 좋은 입지여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그 첫째 이유는 판교가 강남권 버금가는 교육ㆍ문화 인프라를 갖출 수 있을 지 의문시 된다는 것. 또 실현된다고 해도 최소 10년 이상 걸릴 수 밖에 없어 강남권 대체 주거지로서 당장의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강남권 수요 분산을 위해서는 서울 알짜 그린벨트지역을 임대주택 위주의 단지로 조성하기 보다는 중ㆍ대형 아파트 촌으로 건립하는 것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강남권 대체 주거지 원칙은 공감 =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박사는 “분당 외에는 강남권 수요를 겨냥한 택지개발은 없었다”며 “판교 신도시가 강남권 대체 단지로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LG경제연구소 김성식 박사도 “초대형평형을 늘려 강남권 수요를 흡수ㆍ분산 시킨다는 정부의 방침은 옳은 방향”이라며 “정부가 이 기조를 계속 유지하면 어느 정도 소기의 목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서울 강남권의 경우 개발과 인구유입으로 인해 주거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데다가 향후 이곳을 벗어나려는 수요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교육ㆍ문화 등 인프라 구축이 관건 = 문제는 판교가 대체 주거지로 자리잡기 위해선 풀어야 할 숙제가 적잖다. 교육ㆍ문화 등의 사회적 인프라 구축이 그것. 고등학교 숫자만 놓고 봐도 강남구가 17개교로 서울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 건설산업연구원이 강남권 거주자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거주 이유로 `교육환경과 편의시설`을 들었다.
70년대 후반 영동개발로 강남이 조성된 이래 교육ㆍ문화 인프라가 구축되기 까진 10년이 넘게 걸렸다. 분당 신도시 입주 당시 강남에서 이곳으로 이전한 수요가 적지 않았으나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다시 강남으로 유턴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게 단적인 예이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판교 신도시 역시 인프라 구축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에 비춰볼 때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강남권 집중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선 판교외에 교통ㆍ환경이 뛰어난 그린벨트 택지개발예정지에 고소득층을 겨냥한 주택단지를 조성하는 것도 고려해야 된다”고 설명했다.
<이종배기자 ljb@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