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포항 강철군단 "남미축구 벽 넘는다"

FIFA클럽월드컵<br>阿마젬베 꺾고 16일 아르헨 에스투디안테스와 준결<br>산체스등 국가대표 다수 포진… 남아공 전초전 의미도

"레알 마드리드가 올해 스페인 국왕컵 대회에서 3부 리그 소속팀 알코르콘에 0대4로 대패하고 탈락했다. 축구란 그런 거다. 남들이 예상하지 못하는 결과가 나오는 스포츠다." 세르지우 파리아스 포항 스틸러스 감독은 지난 11월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클럽 월드컵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강한 상대 앞에서 주눅 들지 않겠다는 도전 의식을 넘어 다시 한번 '매직'을 일구겠다는 확신에 찬 말투였다. 꿈은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포항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거두며 '파리아스 매직'을 퍼뜨리더니 이제는 세계 최고의 클럽팀까지 넘보고 있다. 12일(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6강전에서 아프리카 우승팀 TP마젬베(콩고민주공화국)를 2대1로 누르고 국내 팀으로는 처음으로 클럽 월드컵 4강에 진출했다. 16일 오전1시에 열리는 4강전에서 남미 챔피언 에스투디안테스와의 단판 승부에서 승리하면 아시아 최초로 결승에 오르게 된다. ◇포항, 세계최강 노린다=올해 K-리그 우승이 좌절된 게 포항에는 약이 됐다.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친 뒤 플레이오프에서 성남 일화에 일격을 당하며 '트레블(한 팀이 한 시즌에 3개 대회 우승을 하는 것)'이 무산된 포항은 전력을 가다듬고 클럽 월드컵에 나섰다. 성남과의 플레이오프에서 무기력했던 모습은 사라지고 포항 특유의 응집력과 집중력이 마젬베전에서 되살아났다. 선제골을 허용한 뒤 동점골과 역전골을 잇달아 넣은 데닐손, 동점골을 도운 노병준 등 공격진의 움직임도 날카로웠다. 남미 챔피언 에스투디안테스전에서도 포항 특유의 조직력이 힘을 발휘한다면 대어를 낚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포항의 관건은 에스투디안테스 중원을 책임지는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미드필더 후안 베론을 얼마만큼 잘 묶느냐에 달렸다. 베론은 한 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인테르 밀란 등에서 활약하며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 가운데 한 명으로 꼽혔다. 30대 중반에 접어들며 전성기는 지났지만 경기 조율 능력이 뛰어나고 중거리 슛이 위협적이다. ◇미리보는 아르헨티나전=이번 맞대결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우리나라와 같은 조에 속한 아르헨티나전의 공략 방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알레한드로 사베야 감독이 이끄는 에스투디안테스에는 베론을 포함해 아르헨티나 20세 이하 국가대표 출신 마티아스 산체스, 마르첼로 카루스카 등 국가 대표 후보군 선수 여럿이 포진해 있다. 빠르면서 공격적이어서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의 축구 스타일과 흡사하다. 포항에는 축구 국가대표 후보군들이 즐비하다. 허정무 축구국가대표 감독은 올해 K-리그 안팎에서 돋보인 활약을 한 포항 선수 5명을 동계 훈련 예비명단에 포함시켰다. 최효진ㆍ김형일 외에 신형민ㆍ김재성ㆍ노병준은 국가대표에 뽑힌 적이 없는 선수들이다. 이번에 아르헨티나를 대표한 에스투디안테스를 상대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다면 팀에서는 물론 월드컵 대표팀에서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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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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