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두 번째로 방문한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81ㆍ사진)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한국에는 좋은 대기업이 많고 투자기회 역시 열려 있다"며 "정보기술(IT)주보다 10년 후를 내다볼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버핏 회장은 또 "포스코 지분을 4%가량 가졌고 한국의 다른 중소기업 지분도 일부 보유하고 있다"며 "대형주ㆍ대기업 중심으로 들어가는 게 좋다고 생각해 기회가 있다면 포착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버핏 회장은 21일 대구 달성군의 투자업체인 대구텍 제2공장 기공식에 참석한 뒤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시장에 대한 추가 투자의지와 함께 이처럼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내가 투자할 기업이 10년 뒤 어떤 모습이 될지를 생각한다"며 "한국 등 20여개국에 투자할 만한 좋은 기업들이 있으며 이중 우량하고 규모가 상당한, 경영진이 잘 구성된 좋은 회사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반면 IT주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버핏 회장은 "현재 삼성전자에 투자할 계획은 없다"며 "언젠가 살 수도 있겠지만 지금 우리가 투자하는 기업 중 IT 업종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소개했다. 코카콜라의 10년 후 모습은 예측하기 쉽지만 애플의 10년 후 모습은 예상하기 어려워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버핏 회장은 특히 포스코에 대해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한 3~4개 기업 중 하나"라면서 "믿기지 않는 놀라운 철강회사"라고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지난 2002~2003년 한국 기업의 주식을 매수해 성공했고 몇몇 기업의 주식은 아직도 갖고 있다"며 "다만 시가총액 기준으로 치면 매우 작은 기업들이라 이름을 밝히면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구체적인 언급은 회피했다. 천안함 사태나 연평도 포격 등 일련의 남북관계 불안도 버핏 회장의 투자는 막지 못했다. 그는 "한국의 안보상황에 대해 많은 지식이 없다"고 전제한 뒤 "한국에 대한 투자에서 최근의 남북관계가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버핏 회장은 또 일본의 대지진 사태와 관련해 "일본 시장에 투자했더라면 매도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대지진은 일시적 충격일 뿐 미래 경제전망을 흐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버핏 회장은 이날 오후 이명박 대통령과 면담하고 투자확대 방안 등을 논의했으며 22일 인도 벵갈루루에 있는 대구텍 인도공장을 방문하기 위해 한국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