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강봉균재경/프로필/인터뷰] "재벌개혁 완수에 중점"

<프로필>강봉균(康奉均) 재정경제부장관은 과거 우리나라 경제개발계획의 산실이었던 경제기획원 출신의 정통 경제관료로 정책기획능력에서 그를 따를 사람이 거의 없다. 군산사범을 졸업하고 초등학교 교사를 하다가 늦깎이로 서울상대에 진학, 행시를 통해 관직에 나서는 등 가난을 딛고 일어선 노력파이기도 하다. 기획원 시절 ‘꾀주머니’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아이디어가 풍부하고 문제의 본질을 꿰뚫는 능력이 탁월해 경제개발계획 수립 때 없어서는 안될 인물로 꼽힐 정도로 과거 개발연대에 경제정책 입안의 산증인이 됐다. 그는 5차례나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립에 참여했으며 문민정부 시절의 신경제5개년 계획 수립에도 관여했다. 기획원에서 기획국장과 기획담당 차관보를 역임하면서도 본인이 보고서를 직접챙겼으며 토요일과 일요일에 출근해 자료파일을 자신이 직접 정리, 어떤 문제에 대해서도 머리속에 정리돼있어 언제 무엇을 물어도 준비된 대답이 나왔다는 것. 아랫사람의 인사를 비롯, 모든 사안을 일 위주로 판단하는 등 냉철함을 잃지 않아 부하들에게는 ‘외모처럼 차가운 사람’으로 인식될 정도. 어려웠던 성장기 때문에 사회안전망이나 실업문제 등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있으며 한양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을 때의 논문도 소득분배구조를 주제로 한것이었다. 진념(陳稔) 기획예산처장관과는 기획원 시절 여러차례 직속상관으로 모시는 등진한 인연을 간직한 사이. 강 장관은 진념 장관이 종합기획과장 시절에는 그 밑에서총괄계장으로, 진 장관이 차관보 때는 기획국장으로 근무했다. 또 진 장관이 노동부장관을 지낸 후 강 장관도 노동부차관을 맡는 등 인생 진로도 비슷. 고향도 같은 전북으로 진 장관이 부안이고 강 장관은 군산. 때문에 강 장관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중의 하나가 진 장관이며 강 장관이 수석부처 장관이 됐더라도 이같은 관계에는 변함이 없어 향후 정책조정 과정에서 마찰은없을 것으로 주위에서는 관측. 진 장관이 대선배인데 경제부처 장관 서열상 순위가 바뀌지 않았느냐는 질문에강 장관은 “과거 상사로 모셨고 경제관료중 제일 선배여서 모시고 잘 하겠다”면서앞으로의 팀웍에 대해 자신감을 보였다. 강 장관의 후임으로 경제수석에 임명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기호(李起浩) 전 노동부장관도 강봉균-김인호-한이헌에 이어 기획국장을 역임했기 때문에 팀웍을 다지는데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 경제관료 30년만에 경제총수가 된 그가 앞으로 각 부처장관들을 다독거리면서경제개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중장기 경제개혁 청사진을 마련하는데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되고 있다. [연합] <인터뷰> 신임 강봉균(康奉均) 재정경제부 장관은 24일 취임기자회견에서 『4대 경제부문개혁, 그중 재벌부문 개혁의 차질없는 완수에 경제정책의 최우선을 두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康장관과의 일문일답. -재경부장관 임명은 언제 통보받았는가. ▲지난주 토요일 대통령과 독대하면서 장관직 제의를 받았다. 대통령께서는 큰 경제정책의 줄거리는 청와대에서 잡아가겠지만 세부적으로 챙길 일이 많으므로 경제팀이 팀워크를 이뤄 잘 해달라는 당부의 말씀이 있었다. -최근 대통령은 재벌개혁 등 각종 개혁정책의 미진하다고 지적하고 있는데. ▲재벌개혁은 일정이 정해져 있으므로 차질없이 진행한다는 것이 대통령의 확고한 생각이다. 재벌개혁은 채권은행이 중심이 되고 채권은행이 제대로 하는 지를 금융감독위원회가 점검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정책조정등 경제팀이 챙길 것은 잘 챙겨 나갈 계획이다. 이 부문에 대해 당부의 말씀도 하셨다. -경제각료 30년만에 경제팀의 총수가 되었는데. ▲총수라는 말은 맞지 않다. 다만 경제부총리는 없어졌으나 각 부처마다 이해관계가 얽혀 조정이 필요한 사안들이 많다. 이런 것들을 조율해야 하는 것은 과거와 현재나 다름없다. 정부조직 개편으로 재경부 장관이 의장인 경제정책조정회의가 만들어지므로 부임하자 마자 경제대책조정회의를 구성하겠다. 경제정책을 조정하고 미래를 위해 해야 할 일들을 능동적으로 찾는 팀워크를 만들겠다. -재경부 장관직을 기대했는가. ▲나는 원래 지난 정부때 장관이 되고 새 정부들어서도 발탁돼 보람되게 생각했다. 다시 장관이 되겠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다. 기대했다든지 희망을 피력했다는지 한 적은 없다. -진 념(陳 稔) 기획예산처 장관과의 관계는 어떻게 꾸려가나. ▲관료생활중 상사로 모셨기 때문에 선배로 모시면서 잘 하겠다. 예전에는 재경부에 예산기능이 있었으나 이것이 분리돼 기능이 약화되었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예산편성은 경제정책이 결정되면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재정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것이다. 문제는 예산을 누가 짜서 국회에 제출하느냐가 아니라 경제정책을 잘 조정해 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제통화기금(IMF) 졸업에 대한 견해는. ▲우리가 IMF 때문에 경제를 해 나가는데 어려움이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특별히 구애받을 필요없다고 본다. -향후 경제정책의 운용방향은. ▲4대부문 경제개혁중 재벌개혁의 완수에 경제정책의 최우선을 두겠다. 1분기 4.6% 성장에 자만하지 않고 안정적이고 내실있게 진행되도록 뒷받침해 150만명이 넘는 실업자들이 일자리를 마련할 수 있도록 정책을 운용하겠다. 2000년대 우리 경제가 글로벌 시대에 적응하면서 지속 성장이 가능한 산업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정책도 현장감있게 발전시키고 정보통신, 문화관광등 기존산업의 지식 기반화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다지겠다. 대외개방 정책을 일관성있게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다. 세계화시대를 맞아 다른 나라와 협력하고 경쟁하는 체제를 만들겠다. IMF 위기과정에서 위축된 중산층들이 활력을 찾고 새 노사문화를 창출하도록 경제부처가 적극 돕겠다. / 온종훈 기자 JHO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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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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