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CEO/에넥스 이강구사장] 첨단부엌 표방 대히트

에넥스의 이강구(54) 사장이 바로 그런 인물이다. 李사장을 처음 대하는 느낌은 잔잔한 바다와 같다. 하지만 그의 심중은 부엌가구와 관련된 경영전략으로 쉼없이 소용돌이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李사장 내부의 보이지 않는 역동성이 현재의 첨단부엌가구의 대명사로 불리는 오늘의 에넥스를 있게 했다는게 주위의 평가다. 성공적인 경영자로, 신뢰받는 기업인으로 그리고 사원들로부터 존경받는 그를 있게 한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성실에 바탕을 둔 끊임없는 변신이다. 『오리표씽크대에서 에넥스로 일대 변신을 하기 위해 CI를 단행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요즘은 에넥스를 부엌가구회사에서 첨단 환경기술기업으로 탈바꿈시키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88년 李사장이 상무이사로 에넥스 경영진에 합류했을때 회사는 큰 폭의 적자와 노사갈등으로 공장이 폐쇄직전까지 가는등 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었다. 이때부터 李사장은 그동안 여러회사를 거치면서 쌓아온 경영능력을 유감없이 발휘, 에넥스를 위기에서 구해냈다. 李사장이 먼저 손을 댄 것은 CI. 그가 회사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CI작업을 주장하자 많은 사람들이 불확실성과 막대한 경비등을 이유로 이전의 「오리표」 상호를 고수하려 했다. 그러나 李사장은 단호했다. 『CI작업에 대한 중요성을 역설했죠. CI도입이라는 중대결정을 자신있게 밀어붙일 수 있었던 데는 확고한 신념이 밑바탕에 있었습니다. 앞으로의 기업운영은 국내 시장의 테두리를 벗어나 세계시장 진출을 포함하는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겁니다』 李사장은 『여러해 동안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쌓은 경험과 세계적인 경영기법, 추세에 대한 탐구 노력덕에 CI추진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있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결국 CI는 성공리에 마무리지어졌고 20여년간 부엌문화의 대명사 자리를 지켜왔던 기존의 오리표는 첨단부엌가구를 표방하는 「에넥스」로 재탄생하게 됐다. CI작업의 성과는 李사장이 예상했던 대로 고급, 첨단, 세련된 기업이미지를 정립하는 계기가 됐다. 신제품인 UV도장제품이 대히트를 치면서 연평균 30%대의 매출신장세를 유지하게 됐다. 시장점유율도 꾸준한 신장세를 기록, 기업이미지를 크게 높이는 동시에 직원들의 사기를 올리는 계기가 됐다. CI도입과 더불어 李사장이 추진한 또 다른 변화는 95년 업계 최초로 주식시장에 상장, 기업을 공개한 것. 그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97년 9월 국내 상장 제조업체중 최초로 스톡옵션(STOCK OPTION)제를 도입하는등 선도적인 경영능력을 발휘했다. 기업공개전에 도입한 우리사주제와 스톡옵션제는 임직원에 대한 업적보상과 사기진작으로 경영목표를 달성하는데 큰 자극제가 됐다. 李사장의 이런 노력의 결실은 재무제표상에 그대로 나타나 98년12월 결산 당기순이익이 97년 5억6,000만원에서 19억원으로 전년대비 239.2%나 증가했다. 98년12월 초에는 유상증자 실권주 청약에서 303대1이라는 놀라운 청약경쟁률을 보여 우량기업으로써 내재가치가 어느 기업보다 높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이러한 실적은 당시 IMF상황으로 국내 기업들이 도산과 부도로 어려움을 겪었던 시기에 이룬 것이어서 더욱 그 성과가 빛을 발했다. 특히 에넥스의 CI와 스톡옵션제의 실시는 기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경영학과 교수들에 의해 자주 거론되고 있다. 올들어 李사장은 또다른 변신을 주도하고 있다. 『부엌가구시장은 이제 성숙기를 맞고 있어요. 새로운 비젼이 필요합니다. 박유재(朴有載)회장께서 앞장서서 새 비전을 세웠습니다. 환경부문을 새로 주력할 사업으로 결정했습니다.』 이같은 朴회장의 방침하에 李사장은 21세기 세계 10대 브랜드에 진입한다는 목표아래 기존「주방가구부문」과 세계 최초로 시도하는 신기술인 「환경사업부문」을 양대 축으로 하는 「ENEX VISION 21」을 수립, 실행에 옮기고 있다. 우선 부엌가구분야에서는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부엌가구 신제품을 출시하는 한편 업계 최초로 12개월 무이자할부 판매를 단행, 소비자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또 신제품 출시와 더불어 업종 성격상 실시하기 힘든 품질평가단을 업계 최초로 모집,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신제품 개발에도 역점을 둬 국가공인 주방가구 연구소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매년 총매출의 5∼7%에 달하는 과감한 R&D비용 투자로 한국적 특성에 맞는 주방가구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21세기의 주요 사업으로 기대되는 환경사업분야에서는 지난해 12월 최첨단 유해가스 정화장치 개발에 성공, 본격적인 영업활동과 생산에 돌입했다.이어 자동차 매연가스 저감장치 개발도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또 사내 전산화에도 누구보다도 앞장서 사내 정보망인 인트라넷 시스템을 최근 도입함으로써 기업 정보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세계 초일류회사가 목표입니다. 매연저감장치쪽의 잠재력이 매우 큽니다. 세계 주요국에 특허를 출원해놨습니다. 곧 본격적인 매출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에넥스의 사령탑을 맡아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며 회사를 정상에 올려놓은 이강구사장. 그는 지금도 새로운 변신을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발맞춰 새로운 회사로 거듭 탈바꿈시키기를 벌써 수차례. 李사장은 이제 21세기를 맞는 새로운 각오로 또다시 에넥스를 변화시키고 있다. 『환경사업에서 승부를 걸 각오입니다. 무한한 시장이 펼쳐져 있는 환경사업분야의 1등기업. 에넥스의 새 목표이자 10년을 좌우할 승부수입니다. 이규진기자KJ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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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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