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7월 7일] 위대한 국민의 힘··· 태안이 살아났다

출렁이는 푸른 파도, 햇빛에 반짝이는 모래사장, 사람들의 환한 미소. 태안 앞바다에 다시 희망의 물결이 넘실대고 있다. 절망에 휩싸였던 불과 6개월 전의 풍경은 이제 기적과 교훈을 품은 역사의 한 장면으로만 기억될 뿐이다. 마음속에 바라던 일이었지만 생각보다 일찍 찾아온 행복한 현실에 국민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월27일부터 만리포를 시작으로 태안지역 해수욕장들이 하나둘 개장하고 있다. 지난해 말 푸른 바다 위에 펼쳐진 시커먼 기름띠는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살아가던 주민들의 마음을 바싹바싹 타들어가게 했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 마음 역시 슬픔과 안타까움으로 멍들어갔다. 그러나 끝이 보일 것 같지 않은 절망에 몸서리치던 주민들은 밀려드는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으로 희망을 보기 시작했다. 그 순간 ‘절망의 바다’는 어느덧 ‘희망의 바다’를 잉태하고 있었다. 많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희망을 앞당겨 보게 한 배경에는 국민의 힘이 있었다. 1주일 만에 표착유 제거가 끝나는 상황을 목격한 일본 해상보안청의 한 전문가는 1997년 시마네현 앞바다의 나호드카호 사고와 비교하며 “태안의 기적”이라며 감탄했다. 국토해양부는 국민이 흘린 값진 땀의 의미를 되새겨 유사사고 재발방지, 피해지역 생태계 복원 및 주민 피해보상에 노력하는 한편 지역경제 활성화와 태안 이미지 개선을 위해 여름 휴가철에 맞춘 해수욕장 개장에 힘썼다.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마련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피해를 입은 15곳의 해수욕장 중 구름포를 제외한 모든 해수욕장이 해수 수질 1등급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 백사장 퇴적물의 위해성 수준도 이미 국제 권고치를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실제 해수욕장 이용객들이 현장에서 눈과 코로 직접 느낄 때는 주관적인 부분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주관적 느낌은 계량화하기 곤란하기 때문에 미국ㆍ일본 등 선진국들도 일반적인 기준만을 제시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태안이 희망의 바다로 다시 태어난 것을 축하하고 다시 찾고 싶은 해양관광지로서의 이미지를 회복하길 바라는 염원의 메시지를 담아 오는 12일 만리포해수욕장에서 ‘태안국제바다수영대회’를 개최한다. 100만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이 보여줬던 뜨거운 애정과 열정이 휴가철에도 이어져 많은 국민들이 또 한 번 태안의 기적을 만들어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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