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신년 기고] 금융산업의 도전과 역할

윤창현 금융연구원장


새해가 밝았다. 새해에는 경제 회복세가 두드러지면서 서민의 살림살이가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다행인 것은 2014년에는 미국경제가 호조세를 보이는 등 주변 여건이 개선되면서 경제 회복이 상당 부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융산업에 대해서도 매우 중요한 과제가 주어지고 있다.

대기업 구조조정 순조롭게 유도


새해 금융산업의 역할 가운데 우선적으로 중요한 것은 대기업 구조조정 과제다. 주지하다시피 현재 대기업 부문 양극화가 매우 심각한 상황에서 건설·해운·조선을 중심으로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실 지난해 동양사태는 많은 충격을 안겨줬다.

동양은 은행중심 구조조정을 피하기 위해 자본시장에서 회사채를 발행해 은행대출을 갚아버리는 '꼼수'를 부리더니 결국은 자체 구조조정에 실패함으로써 수많은 투자자가 눈물을 흘리게 했고 금융에 대한 인식을 더 부정적으로 만들어버렸다. 이제 대기업들은 동양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은행중심 구조조정 작업에 적극 협조하고 은행도 큰 그림과 작은 그림을 잘 고려해 작업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시장의 역할도 중요하다. 특히 구조조정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기업매물에 대한 인수합병이 잘 이뤄져야만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


기관·시장·기업 간 삼각협력이 순조롭게 이뤄지기 위한 금융산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또 한국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세 개의 악재 가계부채·부동산·자영업에 대한 적절한 대응도 빼놓을 수 없는 주요 과제다. 이는 단시간에 해결될 성질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상시적 모니터링을 통해 최악의 상황에 이르지 않도록 잘 조치해야 한다. '부동산가격 하락→가계부채 부실심화→내수악화→자영업 파산 증가→금융권 부실 심화→전체 경제위기'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는 생각하기조차 싫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금융권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이 분야에 대해 다양하고 지속적이고 복합적인 처방을 계속 제시해야 한다. 나아가 금융권은 해외진출을 통해 신규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레드오션'이 되어가는 국내시장을 봐서라도 해외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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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해외시장도 이미 주요기관들이 진출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비록 뒤늦게 뛰어들어 시장 개척이 매우 힘든 일이지만 더 이상 미룰 수도 없다는 점에서 신중하면서도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공략해야 한다.

금융권이 이 모든 역할을 잘 해내기 위해서는 수익성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구조조정과 부실처리에 수반되는 채무 재조정과 부실채권 상각을 위해서는 수익성을 확보해 맷집을 길러야 한다. 맷집이 있어야 맞아도 안 쓰러진다. 최근 금융산업에 대한 지나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된 나머지 금융기관이 수익을 내서 뭐하냐는 식의 말까지 나오는데 이는 지나친 단견이다.

가계부채 등 해결방안 지속 제시

금융기관이 수익을 내지 못하면 일부 기업의 부실이 즉시 금융권을 강타하고 이는 전체 경제로 위기가 확산되는 대형사고의 서막이 된다. 이외에도 새로운 먹거리 창조를 위한 모험자본 형성도 주요과제다. 정부가 주도하는 성장사다리펀드 등의 모험자본 이외에도 민간 부문이 다양한 펀드를 조성하면서 민관협력 차원에서 창조경제 달성을 위한 다양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새해 금융산업의 역할은 실로 막중하다. 우리 경제 내부 부실을 잘 정리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준비하고 다양한 미래 먹거리 창출에 기여해야 한다. 다행히 정부는 '10-10-밸류업'으로 명명된 금융산업발전방안을 마련했고 이를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이러한 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져 올해 우리 경제가 금융강국의 꿈을 이루는 원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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