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프랜차이즈 성공하려면


남양유업 사태와 CU편의점 점주의 자살, 그후 잇따라 일어난 유사한 사건 등으로 경제적 갑을 간의 마찰은 심상치 않다. 이런 갑을 간의 문제는 1980년대 말에 일어난 미증유의 노사분규 사태에 버금가는 경제위기의 새로운 뇌관으로 널리 인식되고 있다.

특히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은 갑의 횡포와 을의 억울함 때문에 생긴 파트너십의 훼손으로 최대의 경영위기를 맞고 있다. 여론은 나빠지고 국회에서 문제를 제기했으며 정홍원 국무총리도 편의점의 불공정 사례를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본사와 가맹점 한 몸이란 인식 필요

옛 시인들은 '달이 천 개의 강에 비친 현상'을 월인천강(月印千江)이라고 했다.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은 제법 규모가 큰 기업의 조직과 영세하지만 착한 개인사업자 사이에 맺은 계약이다. 마치 달이 뜨자 곳곳의 강 위에 1,000개의 달이 반사되듯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은 한 몸과 같다.

이런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은 본사와 가맹점 점주 간의 파트너십이 그 근간이다. 파트너십은 마치 자전거의 두 바퀴와 같아 한 바퀴가 펑크라도 나면 더 이상 그 자전거를 탈 수가 없다. 서둘러 펑크 난 바퀴를 수리해야만 한다. '프랜차이저(가맹본사)'는 보호자와 같으며 '프랜차이지(가맹점주)'와는 한솥밥을 먹는 사이다.


누구든 좋은 경영시스템을 갖춘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투자하는 게 수익성은 낮지만 안전하다고 보곤 한다. 미국 중소상공인센터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투자하면 90%가 성공하고 개인 자영업에 투자하면 90%가 실패한다고 했다. 또한 시각을 달리해 지난 12년간 신규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75%가 사업을 접었다는 통계다. 우리의 시장상황 또한 흡사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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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경제 전반에 걸쳐 생계형 혹은 저생산성, 저성장, 주먹구구식 경영 부문을 고생산성, 안정적 고성장, 합리적 경영 부문으로 끌어올려야 하지 않겠는가. 사정이 이러한 데도 많은 프랜차이저들이 윤리경영을 외면하고 불공정거래를 일삼고 있다니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격이다.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의 위기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얼마 전에도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제과점과 음식점 등 여러 서비스 업종을 대상으로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했다. 경제민주화로 가는 데는 다른 정책선택의 여지가 없을지도 모른다. 물론 대기업 주도의 프랜차이저가 많은 직영점을 개설해 골목상권을 파고든다면 막아야 한다.

그렇지만 대기업이라 해도 분사체제로 업종 전문화를 통해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에 나선다면 굳이 막을 일은 아니다. 작지만 강한 이른 바 히든챔피언의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들이 이런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을 하는 것도 권장할 일이다. 그들 힘있는 우량기업의 프랜차이징은 개인사업자들에게 안전한 가맹점 투자의 기회를 주고 일자리를 늘릴 뿐만 아니라 구멍가게형 자영업의 현대화에도 이바지할 것이기 때문이다.

파트너십 기반 시장경쟁력 키워야

왜 '곳간에서 인심 난다'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본사는 강한 시장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지금은 맥도날드 레전드나 놀부보쌈의 성공스토리를 엮는 시대가 아니다. 오히려 시장의 힘은 나눔의 여유를 낳고 '먼저 베푸는 일'이 곧 파트너십이다.

흔히 우리는 'Give and take!'라고 말한다. 그러나 누구든 정작 'Take and give!'를 추구하기 일쑤다. 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오히려 주면 받는다. 그땐 기쁘다. 시장상황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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