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쟁력 50% 향상하자(불황탈출 길은 있다)

우리경제가 맞고있는 지금의 어려움은 해법이 간단치가 않다. 경기순환적인 불황과 구조적인 불황이 맞물리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순환적인 요소야 시간이 흐르면 해결되는 자기복원력이 있으나 구조적인 불황은 그렇지가 않다.구조적인 불황의 원인으로는 우리경제의 대표적인 특징이 되고있는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겉으로 나타난 결과이지,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마음가짐과 형태가 아닌가 싶다. 의식의 거품, 행태의 거품, 제도의 거품에 휩싸여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경제난국은 거품의 제거만으로 해결될 것이 아니다. 거품제거에 더해 치열한 자기반성과 고통을 요구하는 군살제거의 단계까지 나아가야 한다. ○구조적 불황 양상 경제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는 「국가경쟁력 10% 향상운동」을 범국민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경쟁력 10%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뚜렷하지 않다. 그러나 생산성 향상 10%, 또는 비용 절감 10%, 또는 두개를 합쳐 10%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의 이런 움직임에 냉소적일 필요는 없다. 기업도 새삼스럽게 자신을 추스리고 경쟁력향상 노력에 박차를 가하지 않으면 안될 절박한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가 알아야 하는 것은 기업차원에서는 오래전부터 경쟁력향상 노력이 생존차원에서 일상화된 일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정부가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기업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할 처지에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정부는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과감히 내려 기업들의 생산성향상 노력이 결실을 맺을수 있도록 해야 한다. 즉 규제완화, 노동, 토지, 자본 등 생산요소 시장의 신축성 확보 등 기업경영여건의 획기적 개선에 주력해 달라는 것이다. ○감원은 최후 수단 국가경쟁력 향상운동은 가능한 생산성 향상쪽으로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생산성 향상은 확대지향적인 성격이 강한데 비해 비용절감은 축소 지향적인 측면을 내포하고 있다. 투입되는 경영자원은 일정하게 하고 산출을 늘리는 것이 생산성 향상이라면 산출은 유지하되 투입되는 경영자원을 줄이는 것이 비용절감이며 이는 불가피하게 감원, 감량경영을 내포하게 마련이다. 특히 감원은 일시적으로는 비용절감의 가장 유력한 수단으로 보이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바람직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감원은 난관 돌파를 위한 최후의 수단이 되어야 한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조직원들이 보다 요령있게 일하도록 하고 일에의 집중도를 높이는 것이다. 조직원들의 업무능력을 높이는 일은 지속적인 교육·훈련과 성공적인 충원에 의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조직원들이 보다 요령있게 일하고 작업 집중도를 높여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단기적으로도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위기감의 공유와 지도층의 솔선수범, 진솔한 의사소통이 전제되어야 한다. ○성과지향 문화를 둘째, 장비 및 작업여건을 잘 정비해 줌으로써 생산성을 높일수 있다. 삽으로 땅을 파는 근로자와 불도저로 땅을 파는 근로자간의 생산성에는 큰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셋째, 시스템을 잘 정비해야 한다. 이는 조직의 군살을 제거하고 업무흐름을 효율화하는 일, 성과에 대해 강력한 동기를 부여하고 이를 올바로 평가하는 제도 등은 생산성과 직결되고 있다. 넷째, 생산성 지향, 성과 지향의 조직문화를 만드는 일이다. 조직원들에게 일등주의, 성과주의가 말로서가 아니라 행동으로 나타나고 목표달성을 위해 스스로 최선을 다하면서 아이디어를 내도록 하는 조직풍토를 만드는 일이다. 다섯째, 관리능력을 높이는 것이다. 인적·물적 자원이 낭비없이 효율적으로 결합되고 기대하는 성과를 내도록 운용하는 일은 추가적인 자원투입이 없이도 가능한 생산성 향상의 중요한 원천이라고 할 수 있다. 생산성 향상은 결코 공짜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땀과 창의력을 필요로 한다. 또 단기간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장기적인 생산성 향상의 기반을 무너뜨려서도 안된다. 하루동안 밭갈이를 많이 하겠다는 욕심으로 소를 혹사하여 다음날 일할 수 없도록 만드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세계적인 우리의 경쟁기업들의 실력과 혁신노력을 고려할때 30%, 50%가 아닌 10%정도의 생산성 향상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지, 각 기업이나 정책당국은 심각히 생각해 볼 일이다.<이윤호 LG경제연구원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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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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