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유심 이동 서비스는 생색내기?

음성통화·문자 메시지외 무선 인터넷 활용 못해<br>유심 단독판매 시기도 KT·SKT 서로 달라 혼선




SK텔레콤과 KT가 3세대(G) 휴대전화에 내장된 유심(USIMㆍ범용가입자인증모듈)을 자유롭게 바꿔 쓰는 '유심 이동 서비스'에 들어갔지만 정작 무선인터넷 서비스와 유심 단독판매 등을 허용하지 않아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SK텔레콤과 KT는 지난달 말 공동으로 자료를 내고 그 동안 일부 제한적으로 운영해왔던 유심 이동 서비스를 전면 개방한다고 밝혔다. 유심은 3G 휴대전화에 내장된 칩으로, 가입자 정보와 전화번호 등을 저장할 수 있다. 유심 이동을 활용하면 상대방 휴대전화를 내 휴대전화처럼 사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으로 가입한 갤럭시S의 KT로 개통한 아이폰에 끼우면 SK텔레콤에서 아이폰을 사용할 수 있는 식이다.


그 동안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자사 유심에 잠금장치를 설정해 가입자들이 타 통신사 단말기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왔다. 지난 2008년 7월 정부가 유심 이동 서비스를 전격 허용하며 서비스 확산을 유도했지만 이동통신사들은 사전에 이용신청을 해야만 유심 이동을 허용하는 등 유심 이동 서비스 도입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왔다. 급기야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6월 SK텔레콤과 KT가 유심 이동성을 제약해 이용자 이익을 저해했다며 각각 20억원과 10억원 과징금을 부과하며 강도 높은 제재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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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음성통화와 영상통화, 문자메시지, 발신번호 표시 서비스를 제외한 다른 서비스는 여전히 제공되지 않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에서는 유심 이동을 하더라도 무선인터넷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어 사용자들의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해외 유심 잠금장치 해제도 양사의 정책이 달라 사용자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해외 유심 잠금장치 해제는 국내 휴대전화 사용자가 해외로 나갔을 때 현지 휴대전화에 유심을 꽂아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해외 로밍 대신 현지 요금으로 사용료를 낼 수 있어 저렴하게 통화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지난달 해외 유심 잠금장치를 전격 허용한 반면 KT는 다음달부터 도입할 예정이어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유심의 대표적인 기능 중 하나인 유심 단독판매 역시 국내에서는 제공되지 않고 있다. 유심 단독판매는 유심카드만 개통해 각종 단말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해외에서는 일반화된 서비스다. 휴대전화와 함께 유심을 구입하지 않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에 사용하던 단말기를 재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동통신사와 휴대폰 제조사의 입장에서는 단말기 판매가 줄어들 수 있지만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으로 이동통신 단말기가 다양해지는 상황에서 필수적으로 도입해야 할 서비스로 꼽힌다. KT는 유심 단독판매를 오는 11월부터 도입할 예정이지만 SK텔레콤은 내년 초에 개시할 계획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07년 3월 3G 휴대폰 보급 이후로 유심 이동 서비스가 가능하게 됐지만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서비스 확산을 막아왔다"며 "해외에서 일반화된 유심 이동 서비스가 제한되는 바람에 국내 이용자들만 불이익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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