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12월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가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QE tapering)하기로 결정한 이후 선진국과 신흥국을 이분화해 신흥국의 자금유출을 예상하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는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이 처음 이슈화됐던 작년 5~6월경부터 일부 신흥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점이 언급되며 글로벌 자금유출에 따른 외환위기 가능성이 부각된 데 따른 심리 악화 요인에 상당 부분 기인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신흥국에 대해 일관적으로 비관론을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특히 올해 중국은 여타 신흥국과 좀 더 차별화된 시각이 요구되는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 중국경제는 아시아 신흥국의 대표주자로 항상 논란의 초점에 있었다. 물론 정부 주도의 강력한 투자확대로 고속성장을 구가하던 시기는 지나가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국경제가 급작스럽게 경착륙하거나 글로벌 경제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선진국 경기회복과 이에 따른 제조업 재고확충(restocking) 과정에서 제조업 강국인 중국경제는 선진국과 동조화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작년 11월 중국 정부가 18기 3중 전회를 통해 향후 중장기 개혁의 구체적 방향성을 제시했다. 중장기 안정성장을 위한 신형 도시화 관련 세부 정책들이 실제로 추진되는 과정이다. 특히 2014년은 질적 성장이 본격화되는 원년의 해로 생각해야 한다.
그간 국영기업들이 독점해 온 산업군에 대해 민간자본 진입이 허용되는 동시에 정부의 산업단지 조성 계획과 맞물려 민간기업들의 투자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 민간기업들의 잠재력이 강화되는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중국 경제성장률의 추가 하락을 억제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것이다. 철도, 도로 등 전통적 인프라 투자의 증가율은 둔화되겠지만, 민간기업 투자와 함께 신형 도시화와 관련된 도시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고정자산투자가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신형 도시화는 중산층 강화를 통해 내수 비중을 점차 확대하는 주요 정책이다.
또 중국경제가 명실공히 선진국 반열에 진입할 수 있도록 불균형을 해소하면서 질적 성장도 추구할 수 있는 핵심 전략으로 제시되고 있다.
산업별로 보면 먼저 신형 도시화가 차질 없이 진행되는 가운데 중국이 글로벌 소비의 차세대 주자로 급부상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내구소비재 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미 최저소득계층을 중심으로 높은 임금상승세가 지속되면서 고급 식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또 기존의 우려와 달리 전기·전자 제품 및 완성차 판매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소득증가와 더불어 부동산 거래 회복에 따른 교체수요 확대와 온라인 유통업체의 급부상, 그리고 할부판매 제도 도입 등이 전반적으로 영향으로 미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신용카드 사용 촉진에 따른 레버리지 소비의 점진적 확대 가능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환경오염 등 특수한 이슈와 관련된 테마성 투자도 가능하다. 고속성장의 부작용으로 환경오염이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면서 향후 정부의 강력한 지도 하에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규제책들이 강화되고있다. 이에 따라 수처리 장비 업체, 탈황 설비 업체 및 친환경 제품 생산업체들의 수혜가 지속 될 전망이다.
한편 중국 최대 위험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그림자금융과 지방정부 부채 문제도 당국이 최근 총조사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현황과 문제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만큼, 향후 연착륙을 목표로 한 대책들이 출시될 것으로 보여 지나친 경계심은 거둘 필요가 있다.작년에 간헐적으로 나타났던 단기금리 급등 현상도 올해는 다소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PF와 연계된 자산관리상품(WMP)의 만기 불일치 문제가 올해부터는 만기도래 규모가 점차 축소되면서 완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중국 금융당국 역시 정부의 원활한 개혁 진행을 지원하기 위해 유동성을 쥐어짜기 보다 현재의 증가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자금시장 악화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다.
결론적으로 필자는 현재 중국 리스크는 정점을 지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향후 중국경제가 과거의 양적성장에서 탈피한 질적성장을 구가하면서 안정적으로 성장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이제 중국에 대한 불안한 시각은 거두고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