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우선주가 연중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연말을 앞두고 보통주와 가격차이(괴리율)가 큰 우선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시세차익과 연말 배당을 겨냥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우선주에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우선주는 그동안 배당성향이 보통주에 비해 높다는 이점으로 인해 연말 `반짝테마`로 인기를 끌어왔다. 올해도 저금리에 따른 배당기대감에 연말로 다가갈수록 우선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는 특히 예년과 달리 12월 들어서며 우선주에 외국인의 매수가 유입되며 보통주보다 더 높은 상승률을 보이는 우량우선주가 속출하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최근 주식시장이 프로그램 매수차익거래잔액이 사상최고치를 넘어서며 단기적인 매물부담을 겪게 되자 외국인들이 이를 피하면서 배당투자도 노릴 수 있는 우량 우선주에 눈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지수가 매물압박 등으로 조정을 받을 때 우선주에 관심을 높이는 것이 연말 수익률을 높이는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다만 우선주에 대한 투자는 연말 일상적인 테마로 접근하기 보다는 배당이후에도 실적을 바탕으로 꾸준한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는 종목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거래량과 같은 기본적인 투자지표도 충실히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타랠리`는 우선주를 타고=거래소시장 대표적인 우량 우선주인 삼성전자 우선주의 경우 지난 2월 12만3,500원을 저점으로 지난 3일 장 중 25만500원까지 올라 102%의 상승률을 보이기도 했다. 보통주가 연중 저점에서 77.6%의 상승률을 보인 것에 비해 24.4%포인트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4일 종가는 24만3,000원.
보통주보다 월등한 상승추세는 12월 들어 더욱 확연해지고 있다. 보통주가 11월4일 48만원을 돌파한 이후 45만원~46만원 사이의 박스권에 갇혀 있는 사이 우선주는 11월초 23만원대에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25만원 대 안착을 시도하고 있다.
중소형 우선주 중에는 FNC코오롱 우선주의 상승률이 돋보인다. FNC코오롱 우선주는 12월 들어서며 보통주가 9,000원~9,200원 사이에서 등락을 보이는 사이 5,500원에서 6,100원으로 상승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우선주의 이 같은 강세 배경에 대해 무엇보다도 기업들의 배당여력이 계속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배당률이 보통주에 비해 1% 가량 높다. 실제 올해 삼성전자 보통주의 기대 배당수익율은 1.2% 수준이지만 우선주는 2.3%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현대자동차ㆍ삼성SDIㆍLG전자ㆍCJ 우선주도 보통주보다 2배 가량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의결권이 없어 보통주에 비해 할인돼 거래된다는 점도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주가가 낮은 만큼 고배당주에 비해 연초 겪는 배당락 이후 주가 회복기간이 짧다.
◇외국인, 우선주 집중사냥=예년과 달리 사상 최고치에 달한 프로그램 매수잔액 청산에 대한 부담감이 외국인의 매수세를 우선주로 옮아가게 하고 있다. 삼성전자 우선주의 경우 지난 9월 말 70.58%였던 외국인 비중이 지난 5일 현재 76.3% 까지 올랐고 삼성SDI도 9월말 27%대에서 30.84%를 기록, 각각 사상 최고치를 기록중이다. LG전자 우선주는 10월말부터 26일 동안 단 하루를 제외하고 연속 매수하며 86만주를 거둬들였고 LG화학 우선주도 12월 들어 외국인의 순매수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신동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프로그램 매수차익잔액 위험 때문에 최근 외국인들 이 우선주를 집중적으로 찾고 있다”면서 “배당수익과 리스크 회피용으로 각광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선주 투자도 기본에 충실해야=우선주가 시세차익과 배당수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지만 기본적인 투자지표를 꼼꼼히 챙겨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우선주라고 해도 올해 기업실적과 내년도 실적전망을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보통주와의 괴리율이 커 우선주의 가격이 싸보이지만 기업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시세차익은 커녕 자칫 배당락이후 손실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우선주 투자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문이 거래량이다. 아무리 보통주보다 배당을 높게 하고 주가 회복속도가 빠르다 해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허사이기 때문이다. 연말 배당만 노리고 거래량이 수반되지 않는 우선주에 투자했다가는 뜻하지 않게 장기투자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