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대한전선 제 2도약 이끄는 김영호 니케 대표 "5년내 매출 2조… 글로벌 전선회사로 키울 것"

재무 개선… 수주 기회 많아져 고부가 초고압 케이블 강화

유럽·美 본격 진출 수익 확대… R&D 투자도 적극 나설 것




올해로 창립 60돌을 맞는 국내 최초의 전선회사 대한전선이 지난 25일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 PE(프라이빗에퀴티)에 인수된 이후 글로벌 전선 회사로의 재도약에 나선다. 같은 날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대금 납입이 끝난 뒤 경기도 안양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는 집행임원제도 도입과 이사 선임 등 주요 안건이 처리됐다. 대한전선 최대 주주로 올라선 니케(NIKE)는 IMM PE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으로, 김영호 IMM PE 수석부사장이 대표를 맡고 있다.


앞으로 대한전선 제2의 도약을 이끌게 되는 김영호(44·사진) 니케 대표는 30일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대한전선이 강점이 있고 부가가치가 높은 154kv 이상급 초고압 케이블 시장 공략을 강화해 5년 이내 매출 2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의 글로벌 전선 회사로 도약하겠다"고 청사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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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톱 5에 드는 사모펀드가 대한전선을 인수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 대표는 "대한전선은 수익성이 높은 초고압 케이블에서 강점이 있는데 재무 리스크 때문에 사업 역량이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다"며 "그 동안 내수를 유지하면서 중동 시장 중심으로 영업했던 만큼 미개척 지역인 유럽과 미주 지역으로 진출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소개했다.

IMM PE가 대한전선과 인연을 맺은 것은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한전선 경영을 맡고 있던 3세 설윤석 대표가 대한전선의 투자 현황에 대해 IMM PE로부터 자문을 구했던 것. IMM PE는 투자처를 우량 회사와 비우량 회사로 나눠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는 권고를 했지만 실현되지 못했고 결국 대한전선의 부채비율은 3,500%에 달하면서 오너 일가가 경영권을 포기하는 상황까지 몰렸다. 김 대표는 "당시 대한전선과의 인연으로 전선 사업에 대한 심도 있는 스터디가 돼 있었던 데다 올해 초 매각주관사인 하나대투증권에서 IMM PE의 인수를 제안해 오면서 이번 딜이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연간 5,000억원 수준의 초고압 전선 매출을 3년 이내 6,500억원 수준으로 늘리기 위해 유럽 시장을 본격 공략하는 한편 한전 이외의 국내 민자 발전소 수주를 늘릴 것"이라며 "지난해부터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 파트너십을 넓히고 대리점 네트워크 강화를 통한 매출과 수익 확대에도 힘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동안 재무적 불안정성 때문에 해외 수주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된 만큼 수주 기회를 넓히는 한편 영업력 강화를 통해 추가적인 물량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며 "증용량 저이도 가공선이나 전차선과 같은 특수 전선 매출 증대와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한 신제품 개발에도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그는 "현재 사무직과 공장 등에서 850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는데 앞으로 신규 사업에 투자하고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오히려 부족한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5일 임시주주총회에서 통과된 집행임원제도와 관련해 김 대표는 회사의 큰 방향을 결정하는 이사회(소유)와 경영 전략을 수립·실행하는 경영진(집행임원)이 명확하게 분리된 선진국형 경영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한 취지라고 소개했다. 대한전선이 경영 정상화 수준을 밟으면서 지난해 말부터 정지된 주식 거래도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부실기업 정상화에 일가견이 있는 김 대표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정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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