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위치기반기술 벤처기업 셀리지온과 1위 통신사인 SK텔레콤이 지난해 348만마리의 가축 살처분 사태를 불러온 구제역을 차단하기 위해 두 손을 맞잡았다.
8일 경기도 성남 본사에서 만난 하재명(사진) 셀리지온 대표는 "지난해와 같은 구제역 사태를 미리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자는 제안을 받고 SK텔레콤과 함께 공동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며 "이제 시스템과 단말기 개발을 끝내고 시범 운영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디지털 가축방역 시스템은 구제역, 조류독감(AI) 등 가축전염병이 사료수송, 분뇨처리 등을 위한 차량을 통해 확산됐다는 점에 착안, 축산관련 차량에 무선단말기를 장착하고 이동경로및 방문시간을 파악해 감염차량을 통제하는 원리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셀리지온은 위치측정기술을 활용한 솔루션 개발과 단말기 공급을 담당하게 된다. 또 SK텔레콤은 기술지원, 통신망을 활용한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는다.
하 대표는 "전국에 퍼져있는 농장의 위치와 이 곳에 왔다 갔다 하는 차량을 기록하고 전염병이 발생하면 추적해 소독약을 뿌리거나 농장에 접근할 때 경보를 울려주게 된다"며 "현재 대상 차량은 5만대이며 스마트폰을 통해 사람까지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디지털 가축방역 시스템 구축사업은 지난 5월 대중소협력재단이 '원가절감형 대ㆍ중소기업 공동사업'의 과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사업은 대ㆍ중기가 공동으로 원가절감을 위한 과제를 발굴하고, 대기업이 이에 따른 추진 비용을 지원해 원가절감의 성과를 공유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셀리지온과 SK텔레콤측은 올 연말께부터 관련 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2월 농장 방문차량에 무선인식장치를 등록을 의무화하는 법률이 제정되고 오는 9월부터 시행되는 데 따른 것이다.
셀리지온은 이번 사업을 계기로 위치기반 솔루션 및 단말기 제작을 넘어 '서비스'업체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이 회사는 위성항법장치(GPS), 통신사 기지국신호, 와이파이(wi-fi) 신호 등을 결합해 실외는 물론 건물 안에서도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측위기술과 단말기 제조역량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
하 대표는 "올해부터 백화점, 병원, 공항 등 대형 시설용 실내 내비게이션을 제작하고 점포 앞에 가면 쿠폰이나 이벤트를 공지하는 등 측위기술을 바탕으로 한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며 "서비스, 솔루션, 단말기가 조화를 이루는 회사로 성장해 이 분야의 독보적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