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간 IT(정보기술)협력 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지난달 30일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함에 따라 남북IT협력에 '경고등'이 켜졌다. 테러국으로 지정되면 전자ㆍ통신기술 등을 포함한 군수물자 기술은 물론 군용이나 민간용으로 이중 사용이 가능한 물자에 대해서도 반입이 금지된다.따라서 '민감한' 전자ㆍ통신기술의 교류가 불가피한 남북간 IT협력이 자칫 소강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분쟁국가나 테러국가에 대한 다자간 전략물자 수출통제체제인 '바세나르협정'의 경우 486급 이상 컴퓨터의 반출도 제한하고 있어 국내 기업들이 추진중인 남북 IT협력사업이 상당한 난관에 부딪힐 것으로 보여 이에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남북 IT교류 현황= 삼성전자, 하나로통신, 비트컴퓨터, 하나비즈 등 국내 기업들은 이미 북한과 소프트웨어 공동개발 등 IT협력사업을 추진중이거나 적극 뛰어들고 있다.
특히 비트컴퓨터는 북한에 IT특구 조성을 추진중이고 삼성전자는 CDMA진출을 구상하고 있어 IT분야협력이 남북간 경제협력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이번에 테러지원국으로 또다시 지정되면서 남북한 통신물자 교류나 통신장비 개발에 제한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또 북한이 외국으로부터의 자본유치도 상당한 제약을 받을 것으로 보여 경제회생의 기회를 잃을 가능성도 높다.
◇국가적 대응 시급= 미국의 '북 테러국 지정'은 부시 행정부가 지금까지 보여온 대북강경화 기조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1일 북한의 경제회생을 위해서는 "테러국 해제가 우선"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 북한이 테러국으로 지정되면서 ▦군수물자 기술의 반입 ▦군용 및 민간용으로 이중 사용가능한 품목 및 기술의 반입 ▦국제금융 기관의 대북 차관공여 ▦북한내 법인 및 개인소득에 대한 세제혜택 등이 사실상 금지돼 왔다. 따라서 남북 IT교류의 활성화를 위해 첨단 기술제품의 대북수출 제한이 완화되는 등 북한이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되도록 국가적인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허운나 의원은 "바세나르협정의 개선을 위해 범국가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홍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