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경영자(CEO) 대다수가 내년이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 것은 환율하락, 유가불안, 임금상승 압력 등 대내외적인 악재가 국내 산업계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CEO들의 심리적인 불안감은 투자감소와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 내년 경기회복 시점이 늦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따라서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경기부양과 물가안정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환율이 가장 큰 변수= 경총이 100대 기업 CEO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원ㆍ달러 환율 하락이 ‘경영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고 응답한 기업은 23%, ‘다소 악영향’은 43% 등 총 66%가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이들 기업은 환율이 1% 하락할 때 평균적으로 순이익과 매출은 각각 2.8%, 2.6%씩 감소한다고 분석해 달러가치 하락이 국내 대부분의 제조업체의 순익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조사대상 기업 중 내수와 원자재 수입비중이 높은 일부(11%) 기업의 CEO들은 환율하락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한다고 응답해 대조적이었다. ◇물가상승 압력도 높다= CEO들은 대부분 내년 물가상승률이 올해 3.6%보다 높은 4.0~5.0%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응답자 중 가장 많은 38%는 내년 물가상승률을‘4%대’로 전망했으며 ‘5%대’가 될 것이라는 응답도 22%에 달했다. 이처럼 CEO들 대다수가 올해보다 물가상승률이 높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이유는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높은 임금상승 압력 등의 대내외적인 변수들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경총의 한 관계자는 “물가상승은 소비위축으로 이어져 내수시장 침체를 장기화시키는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데 정부가 앞장서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투자 활성화 위한 경기부양책 필요= 내년이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가운데 CEO들은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돼야 할 정부의 경제정책으로 ‘민간투자 확대 유도(53%)’를 꼽았다. 즉 CEO들의 절반 이상은 세금감면과 규제완화,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 시장 경제원리에 충실한 작은 정부 등을 만들어 민간투자를 끌어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어 정부 주도의 성장 드라이브 정책 마련(17%), 공공투자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15%), 소득 재분배를 통한 성장기반 확충(7%)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별도로 진행된 ‘한국CEO포럼’의 조사에 따르면 내년에 가장 우려되는 경제문제로는 ▦민간소비 부진 지속과 건설경기 급랭에 따른 경기 급강하(39%) ▦수출경기 본격 둔화(25.4%) ▦‘4대 입법’ 추진 등 경제 외적 불안정 확대(18.6%) ▦불황 속 중산층 붕괴와 신용불량자 증가(11.9%) ▦부실채권 증가에 따른 금융권 불안정(5.1%) 등이 꼽혔다. 기업 외적 환경 중 우려되는 사항으로는 ‘정치적 이슈에 대한 보수-혁신 국론분열 지속’(31.7%), ‘비생산적 정치이슈로 경제ㆍ시장논리 상실’(30%) 등이 지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