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국시장은 낙원" 글로벌 외식브랜드들 열전


외국브랜드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고, 젊은 세대들의 입맛이 서구화 하면서 거대 자본을 앞세운 외국 외식업체들이 국내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전세계에서 65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미국의 기능성 과일 음료 업체인 스무디킹은 2003년 한국에 상륙한 이후 매장을 꾸준히 확대한 끝에 지난 7월말 현재 68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스무디킹은 한 발 더 나아가 연내 37개 매장을 새로 오픈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국내 매장 수는 총 105개로 전세계 매장의 15%가 한국에 있게 된다.


이 같은 외국 외식업체의 성공사례는 스무디킹에만 그치지 않는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던킨도너츠 등의 브랜드는 전세계 매장의 10~20%를 한국에서 운영하면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70조 외식시장을 둘러싼 전쟁= 국내 외식 시장은 지난 2001년 32조원에서 2008년에는 64조원으로 7년 만에 두배 가량 성장했다. 업계에서 추산하는 사업체 수는 57만6,000개(2008년 현재). 관련 업종 종사자도 157만명 이상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올 외식시장의 규모가 7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시장의 성장은 글로벌 외식 브랜드들이 앞다퉈 한국에 진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같은 시장성에 힘입어 일부 글로벌 브랜드는 한국에서 본토(?)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스무디킹, 스타벅스, 던킨도너츠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 패밀리 레스토랑 1위를 달리고 있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는 전국에 102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는 아웃백이 진출한 전세계 20개국 1,000여개 매장의 약 10% 수준이다.

이와 관련 아웃백 관계자는 “미국을 제외하면 한국의 매장이 세계에서 가장 많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본사가 운영하고 있는 국내 아웃백은 지난 1997년 4월말 1호점을 개점한 이래 지난 2008년 5월 13일, 패밀리 레스토랑 업계 최초로 100호점을 오픈하는 등 한국 진출 후 지난 14년 동안 성장을 계속해 왔다. 매출도 2008년 2,750억 원을 달성, 3,000억원대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국내 식품업체인 SPC가 운영하는 던킨도너츠도 미국을 제외한 해외 매장 2,620 곳 가운데 한국내 매장이 820곳에 이른다. 던킨도너츠는 최근 상??한 크리스피크림 등 도너츠 브랜드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 도너츠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신세계가 운영하는 스타벅스에게도 한국은 전 세계 80개국 가운데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시장이다. 미국을 제외한 전세계 4,500여개 매장 중 324개, 7%에 달하는 점포가 한국에서 영업 중이며, 한국보다 매장이 많은 곳은 캐나다, 일본, 영국, 중국 뿐이다.


이 처럼 국내에 상륙한 글로벌 외식 브랜드들 치고 재미를 보지 못한 업체들은 거의 없어 이들에게 한국은 ‘물반 고기반’의 황금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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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의 배경과 그늘= 전문가들은 이 들 브랜드들이 국내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원인으로 현지화와 마케팅 등 다양한 요인을 꼽는다.

스무디즈코리아는 2003년 한국에 스무디킹을 처음으로 선보인 이래 스트로베리키스, 핫스무디, 골드키위 스무디, 김연아스무디 등 본사에 없는 한국형 메뉴를 잇따라 내놓는가 하면 한국인에 맞춰 중간 사이즈인 453g(16온스)의 컵 크기를 새로 개발하기도 했다.

던킨도너츠도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김치고로케, 곡물 도넛 등 한국형 도넛을 꾸준히 개발해 동서양을 아우르는 맛을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빼놓을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이들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브랜드를 들여온 있는 대기업의 자본력이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는 미국 본사가 대주주임)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드는 외식업체의 매장 개설에 대기업들은 막대한 자본과 모기업의 지명도를 앞세운 공격적인 정책을 구사, 시장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업체들로는 두산의 KFC· 버거킹, 대한제당의 파파이스, 신세계의 스타벅스 등이 대표적이다. 자본을 앞세운 이들 해외 브랜드 외식업체들은 우리나라의 외식문화와 서비스를 한 단계 끌어 올리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고 평가 받는다.

실제로 스타벅스 상륙 이후 커피전문점들이 우후죽순 처럼 생겨나면서 우중충한 분위기와 인스턴트 커피로 상징되던 다방들은 이제 눈을 씻고 찾아도 구경하기 힘든 지경이 됐다.

아웃백스테이크 하우스 등 패밀리레스토랑의 약진도 비슷한 결과를 초래했다. 90년대 말부터 생겨나기 시작한 이들 패밀리레스토랑은 기존의 요식업소들에서는 구경할 수 없던 서비스와 표준화된 메뉴로 단숨에 외식업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글로벌 브랜드를 도입하는 일부 대기업의 외식사업에 대해 비판적인 눈길을 보내고 있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이와 관련“해외 브랜드의 4,000원짜리 커피 한잔을 마시면 외국 본사에 200원씩 갖다 바치는 셈”이라며“대기업들이 해외 브랜드를 앞세워 국내에서 손쉽게 영업을 하다 보니 토종 브랜드는 싻도 나기 전에 시들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국내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외국 브랜드의 매출이나 로열티 수입은 오리무중이다. 이들 업체들이 “본사의 방침”이라는 이유로 밝히기를 거부하는데다 로열티도 대외적으로 발표하는 것과 실제로 챙겨 가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대기업-영세업자 상생모델 찾아야=실제로 외국에서 쌓은 경험과 자본으로 무장한 글로벌 브랜드들이 시장을 지배하기 시작하자 영세 자영업자들이 운영하던 요식업소들은 이들과의 경쟁에서 밀려나기 시작했다.자영업자들이 차린 요식업소의 3년 생존율이 20%에도 못 미친다는 통계는 이 같은 사실을 방증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기업들이 막대한 자본과 우수한 인력을 활용하면 굳이 해외브랜드와 손을 잡지 않아도 토종 외식 브랜드를 도 충분히 키워 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강병오대표는 “토종 커피브랜드인 엔제리너스와 카페베네가 스타벅스를 추격하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에게도 가능성은 있다”며“직영점만 개설하는 스타벅스가 300개 매장 개설까지 10년이 걸렸지만, 직영과 가맹점을 동시에 운영하는 엔제리너스는 3년 8개월 만에 300개를 돌파한 것이 그 예”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외식 산업에 잔뼈가 굵은 국내 중소 외식업체들의 경험과 대기업의 자본이 힘을 합치면 한국산 글로벌 외식 브랜드의 탄생도 꿈만은 아닐 것”이라며 토종 브랜드의 육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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