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유창혁의 유장한 착상

제2보(15~24)

이 바둑은 사이버오로에서 종일 생중계를 했다. 해설은 강훈9단, 진행은 시인 박해진. “장쉬가 작심을 하고 나온 인상입니다. 공격전문가인 유창혁을 상대로 서반부터 난전을 유도한 것은 상당한 자신감의 표현이지요.”(강훈) “세 귀를 비워놓은 채 화끈하게 난전으로 들어간 바둑은 처음 봅니다. 장쉬가 신경전으로 나온 의미가 있는 것 같지요?”(박해진) “전혀 없는 건 아니겠지요. 힘으로 정면 대결을 해보자는 것인데 38세인 유창혁으로서는 14년 연하의 겁없는 상대가 조금쯤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지요.”(강훈) “오늘 대국이 두 사람으로서는 첫 만남인데 결과를 어떻게 예측하십니까?”(박해진) “단판 승부는 몰라요. 전혀 예측이 안돼요.”(강훈) 흑17의 수비는 정수. 참고도1의 흑1이 탐나지만 백2 이하 6이면 백이 간단히 수습되어 흑의 불만이다. 백20이 놓였을 때 유창혁은 20분을 숙고했다. “무엇을 고심하는 것일까요?”(박해진) “전쟁이냐 평화냐를 생각하는 것이지요.”(강훈) 평화적으로 두자면 가에 지켜놓고 기다리는 것이고 전쟁적으로 두자면 우변의 백을 협공하는 것이다. 강훈9단은 참고도2의 흑1을 예측했는데 유창혁은 흑21을 선택했다. 참고도2의 흑1보다 더욱 유장한 착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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