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후강퉁 시행 한달] 열기 식어가지만… 자산가는 "투자 高高"

최근들어 하루평균 유입액 투자한도 10%대 그쳤지만

슈퍼리치는 단기간 고수익… 저금리시대 돌파구로 각광


슈퍼리치(1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가진 사람)인 심모(55세)씨는 최근 국내 증시보다 중국 증시를 바라보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후강퉁(중국 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 간 교차거래제도) 시행 이후 시험 삼아 투자했던 '중국평안보험' 수익률이 2주 만에 20%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심씨는 기대 이하의 수익률을 보이던 국내 주식을 대부분 처분하고 중국 상하이 증시에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슈퍼리치들이 식어가는 후강퉁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후강퉁이 저금리와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시장 상황 속에 새로운 돌파구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시행 첫날 일간 투자한도(130억위안)가 모두 소진되는 등 초반 뜨거웠던 분위기와 달리 일평균 투자한도가 10% 이하까지 떨어지는 등 후강퉁 열기가 식어가고 있지만 슈퍼리치들은 오히려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시행 첫날 일간 투자한도를 모두 소진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던 후강퉁은 이후 10거래일 동안 일평균 투자한도의 24%가 유입되는 데 그쳤다. 중국이 2년 만에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한 다음날인 24일만 투자한도의 53.5%가 유입됐을 뿐 그 이후 10~20%에 머물고 있다. 특히 유가 하락과 중국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지난 9일에는 8.9%, 11일에는 8.3%를 나타내는 등 한자릿수대까지 줄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고액자산가들을 중심으로 한 개인 투자 열기는 상당하다는 전언이다. 조인호 삼성증권 SNI 강남파이낸스센터 부장은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서 과거 중국 펀드에 대한 트라우마로 후강퉁 시행 이후 관련 펀드에 대한 인기는 높지 않지만 직접 투자 인기는 폭발적"이라며 "처음에는 시험 삼아 5,000만원에서 1억원 정도를 4~5개의 종목으로 나눠 투자하던 고액자산가들이 단기간에 높은 수익률을 거두자 투자금액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국내 주식이 기대에 못 미치는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고 공모시장도 높은 경쟁률도 실제 손에 들어오는 공모주가 많지 않아 고액자산가들은 중국 주식에 크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많게는 30억원을 투자한 고객이 나올 정도로 고액자산가들의 투자금액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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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강퉁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 투자자들 중 상당수는 고액자산가일 확률이 높다. 국내 모 증권사 해외투자영업부 관계자는 "후강퉁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을 분석해보면 90% 이상이 개인"이라며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평균 투자금액은 3,000만원 이상으로 시행 한 달도 안 된 시점을 감안하면 기존 해외주식 투자 금액 대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고액자산가들은 이번 후강퉁 투자를 통해 이미 상당한 수익을 얻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한금융투자가 후강퉁 시행일인 지난달 17일 이후부터 이달 11일까지 홍콩증권거래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대 거래금액을 기록한 종목은 1조9,000억원 규모로 거래가 이뤄진 중국평안보험으로 27.60%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거래대금 2위인 중신증권의 수익률은 60.66%였다.

고액자산가들의 중국 증시 사랑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중국 증시가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앞으로 중국 증시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조지연 신한금융투자 글로벌사업부 팀장은 "상하이증시는 증권·보험·은행주의 조정으로 9일 큰 폭의 하락을 보였으나 이후 업종별로 순환매가 이뤄지며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 발표된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5년 최저치를 기록해 조만간 은행의 지급준비율이 인하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현재의 유동성 장세에서 중요한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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