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특검팀 내홍… 측근비리 수사 뒤뚱

`대통령 측근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김진흥 특별검사팀의 이우승 특검보가 16일 수사팀 내부의 수사방해ㆍ가혹행위 논란을 이유로 사의를 표명, 향후 수사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이 특검보는 “파견검사 등 수사팀 관련자들의 교묘한 수사방해로 더 이상 수사를 진행할 수 없었다”고 밝혀 자칫 이번 사태가 특검과 검찰간의 갈등으로 비화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 특검보는 3명의 특검보 중의 하나로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의 혐의 수사를 담당했었다. ◇왜 사퇴했나=이우승 특검보는 이날 돌연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달 20일 관련 기록 검토를 끝내고 난 뒤 (소속팀의)파견검사에게 농협임직원의 계좌추적과 수사계획서 작성을 지시했으나 파견검사는 `연관성이 없다`며 이를 거부하다 20일 후에야 형식적인 수사계획서를 제출했다”며 “특검이 시작된 지 한 달이 넘도록 썬앤문 관련 비리의혹 수사는 사실상 착수조차 못하고 있었다”고 파견검사의 수사방해를 주장했다. 또 폭력시비와 관련, “지난 2일 농협사기 대출사건을 수사하던 중 피내사자의 발을 한두 번 걷어찬 일이 있는데 파견검사는 이런 사실을 트집잡아 `특검보가 폭력수사를 지시했다`는 취지로 대검에 보고했다”고도 말했다. ◇검찰이 특검수사 방해?=이우승 특검보가 이날 파견검사의 수사방해와 사퇴종용 사실을 언급함에 따라 실제 사실여부를 두고 논란과 갈등이 예상된다. 만약 이 특검보의 주장이 일부라도 사실로 드러날 경우 측근비리 수사결과가 뒤집힌다면 가장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는 검찰이 파견검사를 통해 특검수사를 조율해온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살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대검 중수부의 한 관계자는 “특검에 사건기록을 넘겨준 뒤 특검수사 내용은 우리도 언론보도를 통해 파악하고 있는 형편”이라며 “(이 특검보의 주장처럼)그 같은 내용을 보고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향후 수사 어떻게 되나=이번 내홍으로 특검팀은 특검보 1명을 잃는 이상의 큰 타격을 입었다. 그동안 사상 최대의 수사인력을 투입하고서도 성과를 내지 못한 내부의 조바심이 외부 인력과의 갈등을 통해 촉발된 것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진흥 특검은 일단 이 특검보의 사퇴는 받아들이고 조직 추스리기에 나섰다. 김 특검은 “파견검사가 검찰에 수사내용을 보고했거나 검찰이 조직적인 수사방해를 했다는 근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이번 사퇴표명을 수사방법 등 의견차이에서 비롯된 개인의 돌출행동으로 규정했다. 또 “위축되거나 좌절하지 않고 일치단결해 최선의 결과를 도출해 내겠다. 다만 새 특검보의 임명문제에서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수문기자 chs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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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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