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케스타인 EC감독관 요구전세계 시장을 거의 석권하고 있는 미 주도의 회계시스템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가 유럽연합(EU)으로부터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유럽위원회(EC)의 프리츠 볼케스타인 내부시장 감독관은 21일자 영국의 경제전문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엔론 사태를 계기로 미국의 회계시스템인 회계일반준칙(GAAP)을 전면 폐기하고 새로운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미국이 채택한 GAAP 회계시스템은 유럽을 비롯 세계 각국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볼케스타인 감독관은 "최근 회계 파문은 엔론사의 부도덕성에다 분식회계가 손쉬운 GAAP에 그 뿌리가 있다"며 "이대로 방치할 경우 회계법인들이 감사 업무에서 기업과 공모할 가능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의 이러한 발언은 미 당국이 뉴욕 증시에 상장한 외국 기업에게 GAAP만을 요구하고 있고 유럽이 채택한 국제표준회계준칙(IAS) 사용은 허용하지 않고 있는 미국식 회계 관행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지적ㆍ겨냥한 것이다.
EC가 지난해 IAS를 표준회계 시스템으로 채택하면서 회계제도를 둘러싼 미-유럽간 갈등은 증폭돼오고 있다.
볼케스타인은 아울러 국제 회계업계의 과점 체제를 또 다른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그는 "전세계에 미국 중심의 '빅5'가 있다는 점이 문제"라며 "몇몇 메이저 회계법인들이 공모하기가 다수의 회계법인들이 공모하는 경우보다 쉽다"고 밝혔다.
한운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