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남자만 하냐" 女농구 덩크 나왔다

여자프로농구 출범 후 8년간 기록지에 공백으로남아 있었던 곳이 24일 처음으로 채워졌다. 바로 덩크. 천안 국민은행의 외국인 센터 마리아 스테파노바(203㎝.러시아)는 이날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신세계와 홈경기에서 3쿼터 종료 5초를 남기고 덩크를 터뜨렸다. 스테파노바는 하프라인 근처에서 양정옥(신세계)의 볼을 빼앗아 골밑으로 달려간 뒤 볼을 올려놓고 링에 살짝 매달렸다. 남자 선수들이 선보이는 슬램덩크가 아닌 탓에 관중은 처음엔 심드렁했지만 기록원이 덩크로 인정하고 장내 아나운서가 `리그 사상 첫 덩크가 나왔다'고 설명하자박수갈채를 보냈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서도 실전 덩크를 보기는 드문 일이다. 세계 최고의여자 센터로 꼽히는 리사 레슬리가 2002년에 성공했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을 뿐이다. 키가 큰 선수들은 연습 때 간혹 덩크를 시도하기도 하지만 실제 경기에서는 노마크 속공 기회를 만들기가 힘들고 부상 위험도 있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자제하고있다. 한 프로농구 감독은 "덩크는 고도의 기술이 있어야 하는 것"이라며 "프로 선수는 몸이 재산이기 때문에 남자 선수들도 허리나 손에 무리가 갈 것 같다는 부담 때문에 자신 없는 덩크는 웬만하면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스테파노바가 국내에 온 뒤 연습 때 딱 한 차례 덩크를 했었다"며 "부상 위험도 있고 해서 정말 좋은 노마크 찬스가 오지 않는 한 다시 나오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여자농구연맹(WKBL) 관계자는 "프로 출범 이후가 아니라 이전에도 정규경기에서덩크가 나온 적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그냥 리그 사상 처음이라는 데 의미를 두고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3월 유로리그 올스타전에서도 덩크를 선보였던 스테파노바는 WKBL 최초 덩커라는 영예를 안았지만 국민은행이 62-85로 대패한 탓에 고개를 떨어뜨리고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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